매일매일 기록하는 습관

이 습관들이 결국, 나를 일으켰다.

by 코리안키위 제인


드라마작가가 되고 싶다 생각하기 훨씬 전부터,

예쁜 공책에 내 감정들과, 하루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을 꼼꼼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의 감정은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지금 나는 왜 화가 났는지,

왜 슬픈건지 세세하게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걸로도 모자라, 기도노트도 만들었다.

그냥 이상하게 속으로 기도하는 것보다 쓰면서 기도하는 게 나에겐 더욱 편했다.

기도노트는 편지식으로 썼다.

진짜 사랑하는 연인에게 쓰듯이 주님께 고백을 하기도 하고,

오늘 내 기분은 어땠는지 불평불만도 썼다가 감사한 일이 없어도 계속 감사하다고 썼다.

소소한 일들, 그리고 아주 잠시 행복했던 순간들을 적으며,

지금 내가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것도,

그냥 무작정 감사하다는 말부터 시작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니,

처음엔 감사한 일이 생기지 않아도 마음만큼은 편안해졌다.


나는 밖순이가 아닌 집순이인지라, 집에서 혼자 잘 노는 편에 속한다.

집에서 혼자 밥 먹고, 혼자 드라마를 보고, 혼자 책 읽고, 편지를 쓰고해도 전혀 외롭지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 에너지 충전을 해야만 했다.

나만의 에너지 충전은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것이었다.

집에만 있으면 그렇게 바쁘게 보낸다.

일기도 썼다가, 드라마 대본도 썼다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고싶은 마음 담아 꾹꾹 눌러쓴 편지도 썼다가,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인 덕에 내 내면이 이토록 단단해졌구나.

예전엔 누구라도 만나서 커피마시며 수다를 떨어야만 외롭지 않다고 느꼈다면,

지금은 불필요한 만남을 줄이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려고 하는 것을 보면

나는 이제 혼자여도 전혀 외롭지 않은 단단한 사람이 되어있구나 느낀다.


그렇기에 더욱, 매일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버릴수가 없게 되었다.

글을 쓰다보면 오히려 글감들이 더 많이 떠올라 메모장에 따로 아이디어들을 적어두곤 한다.

그리고 글을 쓰기 전에, 훑어본 다음에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다듬고 다듬어 글을 쓴다.

그렇게 대본 습작품도 하나 둘씩 많아지다보니, 아, 예전보단 확실히 글을 잘 쓰게 되었구나 느낀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녹슬어버리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재능을 뛰어넘는 사람은 분명

그만큼의 보상이 주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저, 심심해서 기록했던 것들이 박스 한가득 쌓여 가득차있는 걸 보면서 내심 뿌듯하면서,

이사 다닐때마다 이걸 어떻게 들고 다니나 버려야하나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끝까지 지켜냈다. 나의 소중한 기록들이 담긴 저 박스들을 보면서 언젠간 정말 좋은 작품을 써내는 작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나의 소중한 자산들을 버릴 순 없을 것 같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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