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
사실은, 공모전에서 줄줄이 낙선되는 걸 보고, 누군가는 나에게 말했다.
그냥 다른 일을 찾아보는 건 어때? 안 되는 이유가 있으니까 안 되는 거야. 계속 붙잡고 있어 봤자, 너만 힘들고. 미련한 짓이야.
그 얘길 듣는 순간, 나는 더욱 오기가 생겼다.
네가 뭘 알아? 안 되는 이유? 그건 네 생각이고. 무시했다. 그런 말들.
그런 말들에 속아 지금 여기서 포기해 버리면 나중에 아주 큰 후회를 할 것 같아서기도 했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내가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집중해서 몰입하는 게 좋았다.
그리고, 상상했던 것들을 글로 풀어쓰는 게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마치 수학이 좋고, 재미있다는 사람들처럼.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말이지만, 나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기획안을 만들고 그걸 토대로 글을 풀어쓴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상황을 베베 꼬면서 캐릭터들이 그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집중이 되면
머리는 좀 아프지만, 화장실을 갈 때나, 뭘 하고 있을 때마다
영감이 하나둘씩 떠오르니 재미있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는, 글쓰기의 묘미가 있었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작가의 꿈은 계속 키워 나갔다.
반대하지 않는 남편 덕분에 자유롭게 글을 썼지만,
아이가 어릴수록 글 쓸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친구들을 만나면, 요즘 뭐 하냐는 말에 처음엔 웃으면서 글 쓰지. 했던 내가-
매번, 매년 똑같은 소리를 하니 친구들도 그런 꾸준함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뭔가 이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흔들렸다.
글 쓰는 거 포기하고, 작가 되는 꿈을 이제 그만 멈추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까?
하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사실, 안 돼도 너무 안되니까, 나 조차도 이젠 희망이 사라진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한동안은 글을 손에서 놔버리고 일상을 살아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데, 나는 점점 피폐해져 갔다. 우울했고, 사는 게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일기 외에 수기로 쓰는 걸 점점 늘려가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말을, 똑같은 말을 계속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고
이러다가 정신이 나갈 것만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한 번은, 너무 숨이 안 쉬어져서 힘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 머릿속에서 갑자기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랐다.
이 아이디어를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무렇게나 타이핑을 해두었다. 두서없이.
그렇게 아이디어만 계속 적어내려가니 그제야 좀 살 것 같았다.
두서없이 써 내려간 아이디어들이 쌓이고 쌓이니 어느새 글감이 많아진 나는 깨달았다.
"역시, 난 글쓰기가 좋아. 창작이 좋은 사람이었어.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이거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