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각형 Feb 08. 2024

신이시여


신이시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일선상에 놓고 주관하시는 그대여
부디 그 존재를 주장하시려거든
어둠 속에 갇힌 채
과거에 얽매이고 발이 묶여 있는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하여 아침에 눈을 떠
밝은 햇살에 이 작은 몸뚱아리를 맡길 때
거침없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살펴주소서.
그대는 분명히 알고 있었을 테니
그대가 필요하다고 고백하는 순간을
태고적부터 알고 계셨을 테니
이제 마음 놓고 나타나소서.
그럼 그대는 오래된 책에 이천년 전에 기록했듯이
그대 옆에 거주하는 다른 영혼이 아니라
산 속에서 길 잃은 어린 양 하나를 구하시리라.
이게 바로 그대의 뜻이었잖소.

작가의 이전글 쓰기 위해 읽는 것에 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