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들을 길들였는가
한때 어둠 속을 질주하며 달빛 아래에서 울부짖던 늑대인간들은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그들은 현대 문명 속에서 더 이상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제 인간 사회는 규칙과 법으로 움직였고, 그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사냥은 용납되지 않았다.
심지어 가축들조차 등록제가 도입되어 허가 없이 사냥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냥이 삶의 일부였던 늑대인간들에게 이는 치명적인 변화였다.
생존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다.
그들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존재는 아니었지만, 선천적으로 강한 체력과 압도적인 신체 능력은 그들을 살아남게 했다. 낮이 되면 공사장으로 향했다.
콘크리트와 철골이 얽힌 건물의 틈에서, 그들의 우람한 팔뚝은 거대한 철근을 가뿐히 들어 올렸고, 땀에 젖은 거친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덕지덕지 박였다.
사냥의 짜릿함이 사라진 대신, 이제 그들은 노동의 대가로 받은 임금을 손에 쥐고 슈퍼마켓에서 깔끔하게 손질된 고기를 샀다.
한때 숲속을 누비며 쫓던 짐승들이 진열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그러나 현대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문제는 만월이 다가올 때였다.
보름달이 떠오르면, 몸속 깊숙이 감춰둔 본능이 깨어났다.
이성이 흐려지고 심장은 빠르게 뛰었으며, 근육이 경련하듯 꿈틀거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울링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예전에는 깊은 숲으로 향했다. 나무 사이를 달리며 달을 향해 울부짖으며 본능을 해소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이 사는 곳은 도시였다.
회색빛 콘크리트가 가득한 곳, 도로 위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흐르고, 고층 빌딩의 창문마다 형광등 불빛이 반짝이는 이곳에서의 하울링은 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오고 결국 그들의 정체가 발각될 것이었다.
늑대인간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들은 여러 회의 끝어 공동으로 돈을 모아 도심 외곽에 방음 설비가 철저히 갖춰진 시설을 임대했다. 그곳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거대한 철문이 설치된 내부는 달빛을 재현하는 조명이 설치되었고, 늑대의 본성을 해소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다시금 본능을 발산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달렸고, 벽에 손톱 자국을 남겼으며, 울부짖음이 천장을 타고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것도 예전과는 달랐다. 이제 그들의 자유는 철저히 인간 사회의 규율 안에서 허용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늑대인간들은 점점 인간 사회에 길들여졌다. 과거 그들이 느꼈던 자유와 야생의 본능은 희미해졌고, 예전에 사냥감을 추적하며 느끼던 짜릿함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편리함으로 바뀌었다.
야성을 품고 태어난 존재였지만, 그들의 발밑에는 이제 아스팔트가 깔려 있었고, 숲 대신 빌딩 숲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삶은 이제 인간 사회의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
마치 개가 처음으로 인간과 함께하기 시작했을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