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소근소근 전한 말이
네 옆에 소곤소곤 전해졌을 때
나는 위로 솟은 손가락질을 받았고
소곤소곤된 말이
수군수군이 되었을 때
말은 아래로 날카로운 창이 되어
...나를 헤집었다.
한글의 부사, 그중에서도 의태부사는 참 재미있다.
반복 리듬에서 오는 흥이라고 할까?
물론 bling bling, きらきら 같은 표현도 있지만,
한국어는 모음 하나만 바뀌어도 결이 확 달라지는 묘미가 있다.
반짝반짝과 번쩍번쩍의 차이처럼.
‘소근소근’이 둘만 공유하는 귀여운 속삭임이라면,
‘소곤소곤’은 몇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고,
‘수군수군’은 이미 다수에게로 번져가는 소문에 가깝다.
비밀은 늘 소수에서 다수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결국
‘ㅗ’는 손가락질이 되고,
‘ㅜ’는 마음을 헤집는 창이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