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기
매주 토요일은 아이들과 함께 자는 날이다.
이날을 아이들은 유독 좋아한다.
별다른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좁은 침대에서 셋이 자는 게 그렇게도 좋은 모양이다.
문제는 그 다음 날이다.
분명 잠은 잤는데, 하나도 쉰 것 같지 않다.
팔꿈치가 내 갈비뼈를 찌르고,
발바닥이 내 얼굴을 툭툭 친다.
몸은 침대에 있었지만, 정신은 전장을 누빈 기분이다.
"얘들아~ 이제 각자 방에서 자자.
아빠랑 자는 건... 슬슬 졸업해야 하지 않을까?"
잠깐의 정적. 그리고 돌아온 대답.
"안 되는데?
일주일에 두 번은 아빠랑 자면 좋겠는데?"
"맞아!
한 번은 너무 짧아!"
예상은 했지만, 감성으로는 설득이 안 된다.
전략을 바꿔, 이번엔 과학을 들이밀어 본다.
"봐봐.
너희는 항상 엄마랑 아빠랑 같이 있잖아. 왜냐면 너희는 엄마 유전자 반, 아빠 유전자 반이니까.
그런데 엄마랑 아빠는 서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그러니까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너희보다 훨씬 적은 거지.
그래서 엄마랑 아빠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해."
오, 그럴싸하다.
스스로도 뿌듯한 논리.
그런데 그때, 아이의 눈이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자면 되잖아."
"...응?"
"그리고 말이야.
우리는 아빠랑 있는 시간이 엄마보다 적으니까,
균형을 맞추려면 일주일에 두 번... 아니 세 번은 아빠랑 자야 해."
...으아아.
내가 내 발등을 찍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