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귀신

by 장발그놈

피식 웃음이 나왔었다.

왜 사람들은 강이나 계곡, 호수, 바다에서 물귀신을 생각하면서,

워터파크에는 물귀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현대적인 공간에는 귀신이 발을 못 붙인다고?

사람들이 많이 와서 양기가 넘쳐서 그렇다고?


웃기는 소리다.

이 워터파크 안에 얼마나 많은 물귀신들이 살고 있는데...

뭐 여기서 생긴 물귀신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도 워터파크로 모인다.

더 많은 사람들, 곧 더 많은 제물들...

나 또한 워터파크로 향했다.


그러나,

막상 워터파크로 왔을때 내가 제일 처음 본 광경은

제대로 쉬지도 않고 열심히 기계와 사람들을 쳐다보는 사람들.


그래...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았다.

무더위에도 웃으며 아이들을 응대하고

고함치는 사람들 속에서도 침착하게 구조를 준비하며,

어린아이와 취객 사이에서 질서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들도 나와 같은 물귀신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빛 아래, 소리 지르는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일’이라는 굴레 안에서 맴도는 그들.


가장 깊은 수영장의 바닥보다 더 깊게 잠긴 표정들.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르는 누군가.

심지어 어떤 얼굴은... 익숙했다.

마치, 오래전 계곡 아래서 봤던 그 아이처럼.


워터파크의 물귀신들은

반드시 물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일정한 표정을 짓고,

자신을 지우며,

이 곳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존재들.


그들도 나처럼,

이곳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물귀신들이었고,

나는 그들의 구역을 침범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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