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당신이 더해
많이 들어봤지?
몽달귀신.
근데 그게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다고?
그래.
그게 바로 나야.
많이들 듣긴 했지만, 누구도 잘 모르는 존재.
익숙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름.
나는,
결혼하지 못하고 죽은 총각 귀신이야.
옛날 사람들은 ‘몽둥이만 달랑 들고 떠난 총각’이라며
날 그렇게 불렀지.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나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미완성인 존재’라고 말하더라.
뭔가를 이루지 못해서 떠돌게 된 존재.
근데 말이야.
요즘 세상 봐봐.
결혼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지금 세상엔 몽달귀신이 수십만은 있겠네?
솔직히 말하면,
옛날이라면 나도 좀 억울했을지도 몰라.
사랑도 못 해보고,
가정도 못 꾸려보고,
세상에 제대로 속해보지도 못한 채
떠돌아야 하니까.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또 그래.
내 한을 풀어준다며,
가짜 혼례를 치러준다고.
어우,
그건 진짜 사양할게.
내가 원한을 품은 이유가 결혼 못해서가 아니라,
억지로 뭔가를 강요받았기 때문이었는데,
또다시 ‘혼례’라는 이름으로
나를 구제하겠다고?
그거야말로
현대 감성에 가장 안 맞는 공포야.
결혼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시대에,
왜 나만 계속 결혼에 묶여 있어야 해?
그냥 혼자 살다 죽은 존재면 안 돼?
결혼 안 했다고,
사랑 못 해봤다고,
정상적인 삶을 못 살았다고,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을 어거지로 끼워넣듯,
날 밀어넣어야 하는거야?
아, 그리고 또 하나.
나는 표정을 지울 수 없어. 말도 못하지.
그래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없어.
사람들은 그걸 보고 또 무섭대.
감정이 없는 유령이라며.
근데 말이지...
요즘 사람들 보니까,
표정은 있어도 진짜 감정은 없어.
늘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이 진심인지 누가 알아?
진짜 얼굴을 숨기고
가짜 표정을 붙이고 살아가는 모습 보면,
차라리 나 같은 몽달귀신이 더 솔직하단 생각이 들어.
솔직히 말해서,
요즘은 나 같은 존재가
사람들 속에 더 많이 숨어 있다고 느껴져.
다들 얼굴은 있지만
진짜 감정은 지운 채 살아가고 있잖아.
나만 귀신일까?
그들 중 몇은 나보다 더 귀신 같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