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문제인가
법정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있었다.
검사는 수십 건의 연쇄 살인을 저지른 잔혹한 살인마를 단죄하기 위해 노력했고,
판사는 경직된 얼굴로 사건내용을 되뇌이고 있었다.
배심원들은 긴장되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피고인을 응시했다.
제이슨 보헤스, 크리스탈 레이크의 전설적인 존재, '13일의 금요일'의 공포 그 자체였다.
제이슨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그의 가면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얼굴 그 자체,
그가 세상과 맺는 유일한 접점이자,
정체성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법정조차도 그것을 묵인할 정도로...
침묵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법정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는... 말을 못 하는게 아니라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정말 내 잘못인지...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쇠를 긁는 듯한 그의 목소리는 깊은 상처와 고통이 스며 있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버려진 존재였다.”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태어났고, 사람들은 나를 괴물이라 불렀다.
아이들은 나를 괴롭혔고, 어른들은 나를 방치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세상은 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이슨은 잠시 침묵했다.
누구도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크리스탈 레이크에서 익사했을 때를 떠올렸다.
물속으로 가라앉던 그 순간, 그는 공포와 외로움을 느꼈었다.
“그 후, 내가 살아 돌아왔을 때, 나의 세상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나를 사랑해준 유일한 사람, 나의 어머니는 너희 인간들에게 살해당했다.”
그의 주먹이 살짝 움켜쥐어졌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그는 덤덤하게 진실을 말할 뿐이었다.
“나는 단순한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
내 집을 지키기위한 방어책이었다.
크리스탈 레이크는 내 어머니와 나의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을 침범했다.
떠들고, 술을 마시고, 더럽혔다.
나는 그저 침입자들을 내 세상에서 쫓아냈을 뿐이다.
그것이 죄인가?”
배심원들 중 몇몇이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모두가 지금까지는 그가 단지 살인의 광기에 취한 괴물이라고 생각했었다.
“나 또한 살인이 즐거운 것이 아니다.
잔혹한 살해 방법을 보며 즐거움을 느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상황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분노의 표출이었을 뿐이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세상은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나를 괴롭힌 것은 인간이었다.
나를 방치한 것도 인간이었다.
내 어머니를 죽인 것도 인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를 단죄하려는 것도 인간이다.”
그는 천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말을 이어나갔다.
"법은 정의를 말한다.
하지만 정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법정은 인간을 위한 곳이다.
그렇다면 나는 인간인가?
만약 내가 인간이라면, 나는 이곳에서 공정한 판결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나를 단순한 괴물로 여긴다면,
나는 말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무죄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한 일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선택받지 못한 존재였고,
한번도 인간답게 살아갈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나를 단죄하는 것은 인간들이여야 하는가?
인간다운 삶을 누려본 적도 없는 내가,
나를 괴물로 만든 너희들에 의해 판단되어야 하는가!"
그의 한 맻힌, 쇠를 긁는 듯한 절규는 법정을 침묵에 빠지게 만들었다.
검사는 반박하려 했지만, 판사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배심원단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제이슨 보헤스는 과연 희생자인가, 아니면 단순한 살인마인가?
그의 행위는 정당한가, 아니면 잔혹한 범죄인가?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그는 살인자다. 용서받을 수 없는 괴물이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를 괴물로 만든 것은 우리 사회다!'
제이슨은 다시 조용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의 변론은 끝났고, 이제 판결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제이슨 보헤스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세상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존재라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