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누구?
뜬금없이 아내가 내게 다가와서,
"나 이뻐?"
라고 물어보았다.
나는 아내의 두 손을 도망가지 못하게 단단히 붙잡고 말했다.
"미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흔히 얼굴이 예쁜가,
몸매가 예쁜가를 기준으로 미를 논하지만,
사실 미는 단순한 외형적 요소로 규정될 수 없는 개념이야.
플라톤은 이데아론을 통해 ‘절대적 미’의 존재를 주장했고,
칸트는 ‘미는 주관적 감정’이라고 했지.
결국 미는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란 말이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황금비율로 미의 균형을 이야기했고,
니체는 힘과 생명의 역동성에서 미를 봤어.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SNS 트렌드에 따라 미의 기준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고... 그러므로-"
"어, 저기... 세탁기 다 돌아갔네!"
아내는 내 손을 초인적인 스피드로 뿌리치더니, 그대로 다용도실로 도망쳤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고, 아내를 따라가며 계속 외쳤다.
"미의 기준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며-!"
"미안!! 다시는 안 물어볼게!! 제발!!"
나는 의기양양해진 얼굴로 말했다.
"흥, 내 대학교 교양수업 레포트 주제가 ‘미란 무엇인가’였다고~"
오늘은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그 때,
"그 좋은 머리로 오늘 저녁 뭐 할껀가 생각해봐!"
아? 결국 내가 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