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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엠디 Jun 22. 2024

현직백수,직장인인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대기업9년차 MZ백수.그때 알았더라면, 퇴사 D-20 에 남겼던 글

"나는 자유다!"

안녕하세요, 대기업 9년차(였던) 백수 두 달차 장엠디입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은 항상 일주일 중 가장 바빴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독자님들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저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 느지막히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도 게으른 하루를 보냈습니다. 퇴사를 하고 나면 몰랐던 것이 참 많습니다. 직장을 다닐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일거에 습격해오는 느낌이랄까요?카드사의 연락이라던지, 건강보험관련 연락과 같은 것 말이지요. 오늘은 오전 10시부터 국민연금공단의 연락으로 상쾌한 금요일을 맞이하며, "백수"라는 신분의 변화를 몸소 한번 더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미국 이사를 위해 해외이삿짐센터 팀장님이 집에 오셔서 견적을 내기도 하고, 오늘 하루도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네요. 



백수의 아침을 열어준 국민연금공단

생각보다 회사를 가지 않아도 시간은 흐릅니다. 아니 오히려 체감하는 시간은 훨씬 더 빨라서, 게을러진 몸뚱아리로 시간을 받아내기가 버거울 지경입니다. 벌써 저녁이라고? 싶으니까요. 오늘은 너무나도 소소하지만 자랑할 일도 생겼습니다. 요즘뜨는 브런치북 17위! NEW로 진입했습니다.  정말 별 거 아니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퇴사 이후 가장 생산적이고 희망적인 일입니다. 제 평생의 꿈이었던 작가, 과연 이번엔 이룰 수 있을까? 김칫국도 마셔보면서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북의 네번째 이야기를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제가 썼던 글 중에서 가장 진정성 있다고 생각했던 글을 가지고 왔습니다. 퇴사 20일 전에 썼던 글입니다. 글을 쓰던 당시에는 우습게도 "퇴사를 앞둔 내가 너희들에게 이런 걸 알려주마!"라며 어찌보면 같잖은 훈계조로 글을 작성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퇴사 두 달째인 지금 이 글을 다시 읽어보니, 마음이 아파오더라고요. 왜냐고요? 그 이유는, 실은 이 글의 청자가 독자님들이 아닌 9년 전의 신입사원 장엠디이기 때문입니다. 꿈많고, 사회생활은 서툴고, 그저 칭찬받고 싶고 회사에서 혼날까봐 두려웠던 20대 초반의 장엠디요. 아래의 글은 현명하신 독자님들을 대상으로 한 글이라기보다는, 현재의 제가 과거의 저에게 쓰는 독백이자 푸념이라고 이해해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열정도 꿈도 많았던 4년차 사원 장엠디의 책상(사진들은 부득이 모자이크처리했습니다)

9년차 대기업 직장인 퇴사일기 02-당신이 회사원으로 알아야 할 것 

오늘은 퇴사를 20일 앞 둔 날입니다. 출근 준비를 하기 전에 오늘도 퇴사일기 2편을 써봅니다. 오늘 제가 써보는 주제는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짤막한 글입니다. 

반드시 알았어야 할, 그런데 왜 몰랐지? 싶은 것들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배움또한 경험으로 얻은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아래는 저의 후회를 닮은 "껄"들 입니다.



[ 사람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된다 ]

* 모두가 회사 내에서 어떤 역할을 부여받은 직장인일뿐 


제가 신입사원 때 정말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너도 영원하지 않고 쟤도 영원하지 않다" 라고 선배들이 술자리에서 얘기해주면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몰랐는데, 퇴사할 때가 되니 이제야 알게 되더군요. 회사는 특히 대기업의 경우는 더더욱이나 그렇지만,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시스템이자 하나의 체계나 다름없습니다. 

아래와 같이 생각하면 쉽습니다. 

"회사원을 체스판의 말"이라고 했더니 챗GPT가 생성해준 이미지. 축 늘어진 어깨가 슬퍼보인다.


회사를 게임에 대입해봅시다. 팀원이 20명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우리는 거대한 20인용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각자 뽑은 카드에는 본인의 역할과 미션이 적혀있습니다. 우리는 정해진 기한 내에 (보통은 회계 기준 1년이겠죠) 각자의 미션을 달성해내면 되는 겁니다.간단하죠?

다르게 생각하면 이런 말도 됩니다. 업무적으로 필요한 것 이외에 어떤 사람을 너무나 미워하거나, 개인적인 감정을 담아 싫어하거나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세요. 반대로 지나치게 어떤 사람에게 집착하거나 그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워지려고, 또는 잘 보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결국은 그 사람들도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조직 내에서 "역할"을 수행 중인 겁니다. 부장님은 왜 저럴까? 팀장님은 왜 저럴까?

부장님도 ,팀장님도 결국은 본인이 회사에서 부여받은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원일 뿐입니다. 과하게 타인에게 감정을 쓰지 마세요. 이 말은 타인에게 부정적 감정도 지나치게 쏟아내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타인에게 언제나 친절하되 업무를 같이 하는 사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 되세요. 

제가 가장 실패했던 부분입니다. 제가 신입 사원 때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광풍처럼 유행했었는데요,

저는 불행히도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 퇴사할 때까지 미움받을 용기를 받아들이는 게 꽤나 어려웠습니다. 입사 전까지는 타인과 갈등을 빚어본 적이 없었기에, 회사 생활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입사 전까지의 저는 늘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이자 소비자였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고 타인과 생계유지를 위해 부딪혀볼 일이 없었던 것이죠.  


그러나 회사 생활에서 명심하세요. 미움받을 용기까지도 필요 없습니다. 당신은 미움받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될 겁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하다못해 유재석도, 김연아도 안티가 있는데요. 특히 당신이 위로 올라가고 있다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받아들이세요. 당신의 삶에 용기가 필요하다면, 그건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서 쓰일 때 가치가 있을 겁니다. 왜냐? 당신의 인생이니까요! 

▼ 너무 재밌게 본 숏츠 공유합니다 ▼ 

https://youtube.com/shorts/9S34axVOWOY?si=QTAS9Sr7sEjSuBk9

최근 제일 재밌게 본 숏츠. 대단해보이는 대 스타도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스쳐지나가는 엑스트라 1이듯! 

어차피 올라갈 수록 상사는 욕을 먹는 존재입니다. 그건 너무 당연합니다. 누군가가 지시하는 업무를 하고싶어 미치겠어서 수행하는 워커홀릭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하다못해 애기한테도 애기가 하기 싫어하는 양치하라고 지시하면 엄마한테 떼 쓰고 울지 않던가요? 하기 싫은 일을 하라고 하는 사람에게 불만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당신이 회사원이라면-

오히려 주니어 레벨일 때에는 회사 생활이 즐겁습니다. 갈굼을 당할지언정 든든한 선배들도 끈끈한 동료와 친구들도 있거든요. 그러나 당신이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다면? 당신 또한 회사 내에서 정해준 롤플레잉에 따라 당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내야합니다. 오히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 전전긍긍하느라 

제대로 된 업무적 커뮤니케이션이나 피드백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치명적인 당신의 약점이 될거에요.


제가 못한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미치듯한 성취형 인간이다보니 일할 때는 부사수들이 너무 고될 정도의 마이크로매니징 사수였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또 과하게 눈치를 보며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못할 때가 많아졌으니까요. 근데 그거 아세요? 인간이라는 건 굉장히 사회적 동물인지라, 제가 그렇게 생각하면 상대방도 분명히 그걸 느낍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당신이 어떤 감정을 느낀다면 상대방도 반드시 그 감정을 알아차리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타인들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왔던 그 시간들이 몹시 아깝습니다. 

스스로에게 제일 좋은 사람이 되세요.

그리고 , 당신은 타인을 행동으로 평가하면서 당신은 의도로 이해받길 원하지 마세요. 

저 사람은 왜 저러지?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라던지

회사의 조직개편이 어떻게 될까? 등의 생각은 적어도 임원 아래의 실무자 레벨에서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되 당신이 정말 일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는지,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잘 해내고 있는지, 당신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도 잘 생각해보세요.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끝에서, 역설적으로도 인간적으로 훨씬 성숙하고 더 나은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다니면 퇴사하고서도 당신 곁에 남을 소수의 

소중한 사람들을 남기게 될 겁니다.그럼 그 사람들에게 평생 잘하면 됩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까지 버티는 자가 웃는 자입니다. 또한 퇴사자이지만, 어른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더군요.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진짜 승자이다." 자의에 의한 퇴사가 아닌 한, 어떻게 하면 회사 생활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와 같은 고민들은 실은 무의미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조직이나 사람은 바뀌기 마련이고, 결국 묵묵히 또는 별 생각없이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야말로 오래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사람이었던 듯 합니다. 결국 살아남았다는 자체가 회사원이라는 역량의 방증일지도 모릅니다.(실제 사람의 능력이 어떻든간에) 또는 각박한 사회에서 미쳐버리지 않고 매주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탁월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회사원의 역량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고요. 회사에 오래 있는 사람이 승자, 퇴사한 사람이 낙오자다. 와 같은 이분법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 또한 퇴사자이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회사에 오래 살아남은 사람은 살아남은 이유가 있다, 그 또한 리스펙트 받아야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90년대생 MZ로서 그리고 대리급,과장 초년급으로 저연차에 속했던 사람이지만 회사를 오래다닌 분들께는 그 나름대로 배워야 할 노하우가 많았습니다. 그 사람의 장점이든 단점이든, 반드시 배울 점은 있습니다. 오히려 '꼰대'라는 단어가 유행한 이래로 경험과 경력을 갖춘 기성세대 혹은 회사 선배들이 평가절하되는 점이 있다고 안타깝기도 했었으니까요. 제가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면, 이 험난한 회사생활을 버텨온 선배들에게도 좀 더 뜨거운 애정어린 시선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사람에 몰입하기 보다는, 상황을 바라보고 

또 상황에 매몰되기 보다는 다시금 상황 속의 "내"가 온전한지 살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상 9년차 회사생활하면서 제가 후회되는, 

퇴사를 앞두고서야 비로소 알게된 것들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즐겁게 충전되시는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장엠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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