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은 계획을 제거하는 것

by 자유민

오늘은 2025년의 마지막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다짐이나 목표에 대해서 얘기한다. 예전에는 새해의 마지막 무렵이 되면 한 해를 복기하고 새해에 새롭게 추진할 목표를 세우곤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부턴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나는 내 개인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연말이 다가오면 부랴부랴 새로운 계획이나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새해에 새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거나 계획한다는 것의 이유는 둘 중 하나이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을 새해로 미루거나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을 새해라는 명분 하에 억지로 만드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

내년부터는 더 나아가 "계획이나 하던 일을 제거하고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조언이 있는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무언가를 더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이는 우리의 커리어나 투자, 건강 등 우리 삶의 모든 요소에 적용되는 명제이다. 찰리 멍거는 그의 자서전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서 성공한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코카인, 열차와의 경주, 에이즈 걸릴 상황을 피하고 하지 말라"라고 했으며 부실기업을 살리는 방법에 대해서 "암 수술 방식과 같이 잘라내도 자생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을 파악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라고 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은 건강 관리 비법에 대해서 "몸에 좋은 걸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 몸이 좋지 않은 걸 안 먹고 안 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해주는 것도 좋지만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올해 나 역시 많은 것을 새로 추진했다. 글쓰기도 다시 시작했고 투자 공부도 개별 기업 분석, 부동산 공부를 새롭게 시작했다. 시간 관리 일지까지 써가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더 많은 것을 이루려고 했지만 올해를 돌아보니 더 집중하고 빨리 끝내야 할 일이 더뎌지고 새롭게 시작한 것들의 성과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내 삶의 가치와 목표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우선순위가 낮은 것들을 제거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제거한 것이 투자 분야인데 투입 시간 대비 성과가 좋지 않고 경쟁우위도 없는 개별 기업 주식을 모두 정리하였다. 그리고 부동산 공부도 내가 다음 스텝으로 이동할 지역과 상품을 분석하는 범위로 한정하였다.


일을 벌이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아낀 시간을 글쓰기 등을 통해 커리어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입해 나 스스로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늘릴 것이다. 그리고 진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계속 평가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제거하여 집중할 분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할 것이다. 일을 벌이는 것보다 일을 줄이고 포기하는 것이 사실 더 어렵다. 요즘 계속 무엇을 더 어떻게 줄여야 할지 고민이지만 이게 사실 쉽지 않다. 육아도 해야 하고 운동하며 건강도 챙겨야 하고 영어 공부도 계속하며 커리어의 넥스트 스텝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서 노동 소득을 더 좋은 자산으로 이동시키려면 투자 공부도 해야 한다. 삶의 여러 요소의 균형을 잡아야 하면서도 제거해야 할 것은 제거하고 포기해야 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쉽지 않다. 어쨌든 내년에는 무언가를 새롭게 하고 싶단 생각이나 욕심이 들 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용기"를 내고 뭘 더해야 하지 생각하기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찾아내고 제거하는 습관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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