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도그냥의 일
스스로의 커리어를 고민하다,
또래 직장인들 역시 커리어 고민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업인들의 일을 들여다보고 전하게 된 한국일보 박지윤 기자님.
이번에는 IT기획자 도그냥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구구절절 공감 가는 대목이 너무 많다.
박지윤 기자님의 글은 구성도 신선하고, 깊은 안목이 느껴져 매번 줄 치며 읽게 된다.
뭐하고 살아야 하나 모르겠는 대학생에서
우연히 떨어진 면접에서 주워듣게 된 UX기획자라는 단어를 접하고
UX기획자로서의 길에 딥 다이브 해 실력을 쌓고
사수 없이 일했던 본인의 경험을 글로 남겨
타인의 성장을 돕고, 본인도 성장하고
대기업에서의 경험을 뒤로하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도그냥의 커리어는
직장이라는 일터를 배움의 현장으로 모드 전환하고
가르치며 나도 배우는 이중효과를 장착해
언제, 어디서든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로 살아가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창업가라는 선택지로 고도의 위험과 불안에 노출되는 선택지 대신
직장인이라는 본캐와 랜선 선배라는 부캐로 커리어 자산을 늘려가는
도그냥의 이야기, 오늘도 영감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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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사람은, 빈곤한 선택지 안에서 양자택일을 하는 대신 ‘제3의 답’을 만들었어요. 잘려 나가도 상관없는 꼬리는 싫다, 허황된 비전에 쉽게 사로잡히는 머리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 “어디에서든 살아남는 ‘심장’이 되겠다”고요. 심장은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이식해도 그 기능을 다하는 장기이자, 몸 전체에 피를 전달하는 핵심 기관이잖아요? 어떤 환경에 갖다 놓든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가 되어 살아남겠다는 당찬 꿈이었죠.
“저는 어떤 경우에도 일터를 떠날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아요. 강의나 책 출간으로 돈을 많이 번 직업인 중엔 아예 퇴사를 해버리고 ‘전업 강사’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실무를 떠나는 순간 그 사람이 가진 모든 지식은 순식간에 낡은 것이 돼요. 특히 제가 하는 일은 현장에서의 경험이 역량의 8할을 만들죠.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라떼는 말이야’의 늪에 빠지는 거예요. 살아있는 실무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서 가능한 한 오래 현업에 머무르는 게 제 목표랍니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서비스 기획자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프로덕트 매니저는 팀 구성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천지 차이에요. 그래서 대기업 출신 기획자들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요. 뭐가 그렇게 다른지, 제가 직접 경험해보고 배우고 싶었어요. 공채 기획자 중엔 제가 가장 연차 높은 선배이니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겨주고 싶기도 했고요. ‘얘들아, 나를 봐라! 스타트업으로 이직해서도 이만큼 잘할 수 있단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