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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an 22. 2023

"이직을 하면 안 되는 유형 5가지"에 대하여

나만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커리어는 내 일의 역사를 쓰는 과정이다.

커리어에 대한 수많은 조언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지만

그 조언이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결국, 수많은 조언 중에

 나의 역량과 상황에 맞는 조언을 골라낼 줄 알아야 한다. 

조현준 건축가는 "남의 말 듣지 마라"는 조언을 건네기도 하지만, 

그 조언마저도 "남의 말"이라는 사실!

세상의 모든 조언들이 그러하듯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귀를 열어두되

나만의 기준으로 걸러내어 

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우연히 보게 된 "이직을 하면 안 되는 유형 5가지"라는 글은 유용한 내용도 있지만

유형화에 따른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짚어두고 싶어 정리해 본다. 



1. 팀장(상사)이 싫어서인 경우

큰 조직에서 일하는 경우

기다리면 부서 이동이 가능한 경우라면 적절한 조언이다.

하지만, 작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고, 

기다린다고 해서 부서이동이 가능하지도 않고, 

스트레스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상황이라면

퇴사 또는 이직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K는

팀장과의 불화로 여러 차례 이직을 시도했지만 

본인을 필요로 하는 조직이 별로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좌절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K는 부서이동의 기회를 얻게 되어 

케미 넘치는 새로운 팀원들과 일하게 되면서

이직하려던 마음을 접게 되었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M은

부서장과의 불화로 이직을 준비 중이다.

그가 다니는 직장은 

뛰어난 인력을 소규모 채용해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로

조직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수평적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일했던 전 직장과 달리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현 직장은 

본인이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바뀔 가능성도 없고, 

기다린다고 해도 하세월인 상황이라 

이직 외에는 현 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 


2. 직무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당연히, 직무전문성이 충분하지 않다면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기는 어렵다. 

어떻게든 현직을 유지하면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경력자의 실력은 사이드프로젝트나 학습만으로 실력이 쌓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습과 실무를 통한 복합과정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현 직장에서 실력을 쌓을 기회가 없다면? 

대학원이나 전문기관에 등록해 실력을 쌓는 것도 방법이고,

나에게 기회를 줄만한 조직을 찾아서 

실무와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쌓는 것도 방법이다.


인재 채용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해 일할 수 있다면, 

일하면서 전문 분야의 실력을 쌓을 수 있다.

스타트업은 경력자 보다 열정적인 학습자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도 성장하게 되면 무경력자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줄어든다.)


교육 기업에서 운영담당자로 일하던 A는 

기업의 인사담당자로 커리어를 전환해 보기로 했다.

당연히 인사담당자로 일한 경험은 없으니 공식적인 지원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경력 20년 차 이상의 인사담당자와 함께 일하며

인사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소개받게 되었다.

A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고, 

일하며 공부하는 시간을 반복해 쌓아 가며

퇴사한 20년 차의 뒤를 이어 인사팀 리드를 맡게 되었다. 


나의 현업과 이직을 원하는 직무가 무엇이냐에 따라 

당장의 직무전환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가능한 경우도 있다는 점을 

추가하고 싶다. 


3. 너무 여러 부서를 거쳐온 제너럴리스트

마지막 직무 역시 전문성을 쌓기 어려운 경우라도 무작정 3년의 경력을 쌓아야 할까? 

사실, 여러 부서를 거친 제너럴리스트라고 표현했지만 

아마도 이의 경우는 개발자, 디자이너처럼 

딱 떨어지는 스킬셋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업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소위 일반적인 "행정 업무" 혹은 "운영" 업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운영은 어떤 부서에서나 필요한 업무이지만,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업무는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행정기관에서는 연공서열의 조직구조상 관리자로서의 롤을 추가로 맡게 되는데

일반 사기업에서는 경력이 쌓인다고 승진하거나, 연봉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만약 내 직무가 여기에 해당한다면, 

직무 전문성을 쌓기 위한 재교육의 기회를 갖거나 

비즈니스적 역량을 키워 작은 기업의 COO(최고운영담당자)가 되는 목표를 세워볼 수 있다.


4. 업계 1위 회사에 재직 중인 자

이는 나의 커리어 목표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임원 승진 루트를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실무적 역량을 축척해 가고 있다면 맞는 조언이다.

하지만, 업계 1위 기업에서 

임원 승진 루트를 밟지 못한 채 관리자로서 그럭저럭 직장생활을 유지해 가다 보면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정리해고 되어 조직을 떠나야 하는 불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지난해에 40대 리더를 전진 배치하며 대대적인 인사개혁에 나선 아모레퍼시픽은 

리더에 오르지 못한 40 ~50대 직원들이

갑작스레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1위 기업에서 일하면서

 실무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력과 네트워크를 키워가면서 

좋은 조건의 퇴직패키지를 받아 작은 기업의 임원으로 이동한다면 

목돈 마련과 정년 연장의 기회를 모두 누릴 수 있다.

고루한 교과서 시장을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김재훈 비상교육 디자인연구소장의 스토리는

 1위 기업에서 위만 바라보며 좌절하기 보다는

리부팅을 통해 새로운 1등을 해낸 사례에 해당한다. 

https://www.longblack.co/note/381


결론적으로, 커리어 전략은 

나의 상황과 역량에 따른 선택이 필요한 것이니

정형화에 나를 끼워맞출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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