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캠퍼스에서 첫 독서모임은 발산에서 시작했고 내가 사는 지역인 부천에는 모임이 없었다. 인터넷 게시판에 부천에서 독서모임 하실 분이 계신지 문의했다. 그때 한분이 댓글을 주셨고 그분과 만난 후 부천에서 독서모임이 시작되었다. 처음 둘로 시작한 독서모임은 셋, 넷, 다섯 천천히 늘어 가면서 6개월 정도가 됐을 때는 거의 열명 정도가 되어 있었다.
혼자서 읽었다면 그렇게 다양한 책들을 읽지 못했을 텐데 독서모임이기에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김미경 선생님의 커뮤니티다 보니 김미경 선생님이 추천해 주는 책들을 주로 읽었다. 독서모임을 통해 여러 가지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커뮤니티 내에서 과제를 하면서 독후감 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독서하면서 느끼고 깨닫기도 하지만 독후감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경험은 특별한 것이었다. 읽는 것 못지않게 기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그때 알 수 있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을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건강은 균형 잡힌 식습관,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 등으로 관리가 될 것이다. 마음 건강은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의 풍요, 평정심 등으로 관리가 될 것이다. 마음 건강을 위해 책은 좋은 도구가 된다. 2년 동안 읽은 책들은 나에게 소소한 변화를 주고 있었다. 내 안에 있는 내면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고 크지 못한 아이와 대면하게 되었다. 내면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토닥여 주고 같이 울어주면서 그 아이는 비로소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 차이는 얼마나 큰가? 책을 읽으면서 읽는 즐거움을 알았고 기록하면서 기록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경험했다. 그리고 내 안에 나를 발견하고 같이 성장시키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도 중요한 일을 해 내는데 밑거름이 되어준 것이 읽고 쓰기였다. 중요한 가치를 알아도 독서와 기록은 안 하기도 쉬웠다. 그러니 독서모임은 나에게 소중하고 귀한 모임이 되었다.
4년 전에 시작했던 독서모임은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우리들만의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책은 그저 읽는 거 아니었나? 책을 우리가 낸다고?' 처음엔 그저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우리 독서모임엔 히어로가 있었다. 이미 만화작가로 책을 낸 경험이 있는 작가님이 한 분 계셨던 것이다. 연은미 언니는 첫 만남부터 소싯적에 읽었던 만화책 작가님으로 내겐 특별한 존재다. 별별챌린지에 참여한 것도 은미언니의 권유로 들어온 것이라 내게 언니는 미라클 같은 존재다.
독서모임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서 부천에서 모임 가지실 분 계실까요?라고 했을 때 처음으로 댓글을 주신 분이 바로 은미언니다. 그때 우리는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은미언니는 당시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고 책을 낸 상태였다. 언니가 있었기에 우리들은 엄감생심 책을 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글과 그림솜씨가 뛰어난 은미언니를 필두로 책 내는 것이 허황된 뜬구름 잡기가 아닌 현실이 되어갔다.
책을 내자는 의견이 모아지자 일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책 쓰기에 앞서 작가님들 강의를 몇 차례 같이 듣게 되었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여러 번 회의를 했다. 은미언니는 추진력을 갖고 진행시키는 강단이 있었다. 일정을 잡고 일정에 맞춰서 책을 내기 위한 순서들이 정해졌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분량만큼 글을 썼다. 이후 서로의 글을 읽어주고 피드백하며 퇴고의 시간을 가졌다. 어떤 방향의 책인지 의논했고 방향을 잡은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들의 책이 나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책은 세상에 나온 지 불과 며칠 만에 판매를 못하게 되어버렸다. 열한 명이 참여했고 책을 낼 때까지 나름대로 열정을 쏟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니 각자의 생각이 나눠지면서 책은 그대로 사장되었다. 뜻을 모은 사람들이 함께 낸 책이, 뜻이 흩어지면서 사장된 것이다. 책 발행 후 처음으로 구매했던 60여 권의 책을 몇몇 분께 선물로 드리고 각자 나눠가졌다. 희귀본이 되어버린 책을 책장에서 볼 때면 상념이 가득 차게 된다. 내겐 처음으로 낸 책이고 세상에 나와서 빛 한번 보지 못하고 바로 죽어버린 마음 아픈 책이다. 그때 일들은 아직 아쉬움과 아픔으로 남아있다
책표지는 어찌나 예쁜지 그림은 은미언니가 그렸고 책제목을 모두가 같이 고민해서 정할 때도 즐거웠었다. 책 제목은 [새벽을 담은 새벽을 닮은 너에게]이다.
함께 책을 읽고 같이 책을 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공유했던 소중한 분들의 안부가 종종 궁금해진다. 고맙게도 해인님과는 안부를 묻는 사이고, 키몽님과 은미언니는 현재 독서모임을 같이하며 인연을 쌓아나간다. 나 스스로와 마주하고 치유해 나갈 때 함께했던 그녀들이 있어서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내겐 늘 기억될 새벽을 담은, 새벽을 닳은 그녀들에게 감사하다. 그녀들의 행복과 성장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