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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하늘 Nov 17. 2023

7) 형사고소

보이스 피싱

2020.


7화




7) 형사고소


경주경찰서 소속이라던 형사가 다시 전화를 했다. 보이스 피싱인 줄 알았는데,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됐다. 그는 진짜 형사였다. 그리고 내가 형사고소 됐다는 말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경주경찰관님은 수사한 내용을 설명해 주셨다. ㅡ그는 나와 통화하기 전부터 나도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해주었다. 나를 고소한 곳은 h렌털업체였다. 고소 내용은 다른 죄도 아닌 바로 사기 형사고소한 것이다. 원인은 가정용품 렌털을 하고 나서 단 한 번도 렌털비용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대한민국 경찰서에 사기죄를 저지른 사기꾼이 되어있었다.


경찰은 렌털받은 주소지에 현장실사 한 내용을 알려주었다. 는 담당 수사관님의 설명을 경청했다. 그들은 경주의 다세대 집을 2개월 단기임대 했다. 그리고 렌털로 물건들을 받았다. 이후 빠르게 물품을 처분하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경주 건물 주인은 세입자 정보에 대해 모른다고 했고, 세입자 정보도 알아보니 피해자들이거나 제3자 라고 했다. 보이스 피싱범들은 조직이 크고 그 피해 내용도 적지 않다고 했다.  경찰은 이 같은 수법이 부산에서 이미 여려 차례 발생됐고 수사 중 내 사건을 추가 발견하여 연락을 한 것이라고 했다.


처음 경찰과 통화할 때 경철서 라는 말에 또 다른 보이스피싱 사기꾼인 줄 알고 우습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오죽하면 라면 먹고 있으니 나중에 전화하라고 했겠는가? 통화를 하면 그에 대한 의심의 끈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친절하게 내가 당한 보이스피싱범 수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의 상냥함으로 내가 사기당한 게 단순히 핸드폰발급과 사용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6개월 전에 파악한 피해액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몰랐다. 그의 말을 들으며 공포가 밀려왔고 아득해졌다. '렌탈? 사기회? 하! 어. 떡. 하. 지?'


"수사관님, 저 어떻게 해야 해요? 제가 사기라뇨? 그리고 피해 규모가 얼마라는 거죠? 제가 뭘 해야 하나요?"


수사관님은 내가 조사받기 편하도록 주소지 관할로 이첩해 주시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배려는 범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도 해주었다. 내가 피해자인 것 같아서 이첩해 주겠다는 거였다. 서대문 경찰서로 이첩된 걸 확인 후 경찰서로 갔다. 핸드폰 대리점에서 서류를 띄고 보이스피싱 신고한 접수증도 챙겨서 갔다. 사기죄로 조사를 받았다. 서대문에서 만난 경찰관님도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2주 후 사기죄는 무고로 결정됐다.


그러나 게 끝일까? 나를 사기죄로 고소한 렌털회사 한 곳이 피해의 전부일까? 두려운 감정이 층층구름이 되더니 응축된 수증기가 소나기가 되어 세차게 내 몸을 때렸다. 나는 보이스피싱 사고같은 사건도 남들이 당하는 수준과 달랐다. 간단히 얼마의 사고가 아닌 더럽게 꼬이는 사기수법에 휘말린 것이다.


나는 며칠 뒤 서대문 경찰서로 다시 갔다. 앞으로 닥칠 쓰나미를 대처하고 싶었다. 렌털업체가 나에게 민사소송을 넣을 수 없게 할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집에만 있을수 없었다. 할수있는 무엇이라도 해야했다. 민원 상담하시는 경찰관님께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고 렌탈업체가 앞으로 나에게 어떠한 법적인 조치를 할수없도록 무엇을 할수있는지 여쭈었다. 그러나, 아. 무. 것. 도.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렌털업체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법조치를 하더라도 내가 할수 있는게 없다고 했다. 경찰관님은 그들을 상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도 없다며 힘주어 말했다. 조언을 부탁드렸지만 경찰관님은 아무것도 해줄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찰관님은 또다시 나의 잘못만을 지적했다. 개인정보를 함부로 보내서 모두 내탓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나는? 나는 그저 당해야 하나? 나도 실수를 했지만 엄연히 피일 뿐인데?


한 달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다 k은행 통장의 잔고가 없음을 확인했다. 19살에 처음으로 발급받은 통장으로 25년 넘게 사용한 통장이다. 뭔가 등줄기가 오싹해짐을 느끼고 통장정리를 했다. 그런데 맙소사, 몇 개월 전부터 모르는 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었다. 처음 보는 숫자들이 통장 가득히 찍혀있었다. 만 원대, 2만 원대, 3만 원대 어지럽게 여러 숫자들이 수개월동안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또다시 암흑. 당장 통장을 폐쇄시켰다. 그리고 해당 숫자와 글자의 회사들을 추적했다. 회사를 찾고 확인하는데도 며칠이 걸렸다. H렌털사만 나를 사기죄로 고소한 건 H사의 결재는 신용카드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신용카드를 즉각 분실신고를 해서 결재가 한 번도 안 됐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하게 렌털업체는 한 곳이 아니었다. 내가 어렴풋하게 려했던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 다른 업체에서 나를 사기죄로 고소하지 않은 건 돈이 통장에서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렌털내용, 업체를 전부 확인하는 과정도 여러 가지 난관이 있었다. 가입자 정보가 내가 모르는 핸드폰 번호라서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려운 고비를 넘으며 알게 된 금액은 렌털한 전자기기의 원금만 수천만 원 정도였다. 그렇다면 렌털회사에 갚아야 할 돈은 억이 넘는다는 걸 의미했다. 렌털은 세배정도의 금액으로 불어난다. 렌털업체 6곳, 핸드폰 사용료, 소액결제, 핸드폰 기기값, 신용카드 청구금액.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8개월이 지나서 그들이 나에게 편취한 내용을 확인해 보니 줄줄이 사탕처럼 확산되어 있었다. 


나는 스스로  길을 마련해야 했다. 렌털업체도 분명한 피해자였다. 그러나 나는 피해자인 렌탈업체를 상대로 나의 피해를 최대한 막아야 했다. 고민 끝에 처음 신고한 부천원미경찰지 1시간이 걸려서 도착했다.  시작붙터 다시 사고 피해에 대해 진술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피해내용을 확장해서 고했다. 처음 사고기록지에는 단순히 핸드폰발급과 핸드폰 소액결재및 핸드폰 요금이 전부였다. 그것에 확장사고로 렌털까지 보이스 피싱 피해액이 포함이 됐다.


사태수습 혹은 피해에 대한 방어로  집을 전세로 내놨다. 만약 민사소송에서 지면 나는 집도 잃게 된다. 모든 걸 잃을 순 없었다. 그러기엔 내 인생이 허무할것 같았다. 만약 렌털업체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파산도 불사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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