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몸 건강

셸 위 댄스

by 장하늘

4화



백수가 돼도 해야 할 것


1) 몸 건강.


백수의 특권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가장 좋은 것이 물이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퍼질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나니 자유로움 속에 젖어들며 규칙적인 생활이 무너졌다. 필연적으로 푹 퍼지면서 짝꿍처럼 몸에 살도 덕지덕지 붙는 게 느껴졌다. 살이 찌면 먼저 허리가 아프고 몸 이곳저곳이 불편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옷이 맞는 게 없어지는 것이다. 설혹 옷이 겨우 몸에 들어가도 영~ 옷 태가 나지 않게 된다. 거울 속 물체를 바라보는데 불만이 생긴다. '너는 누구인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전체적인 몸매가 이래서는 안 된다. 어리고 꽃다운 나이에 연애도 별로 못해봐서 늦은 나이인 지금이라도 연애를 해야 하는데 이런 모습으로는 안된다. 끼리끼리 만난다고 남친이 거울 속 물체처럼 만족스럽지 못하고 안 예쁘면 심히 실망스러울 것 같다. 관리가 시급하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다.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이어트는 그동안 여러 번 해봤었는데 잘못된 방식으로 하면 낭패를 보기 일쑤였다. 제일 중요한 건 군살을 빼는 것이지 볼품없이 몸무게만 줄면 밉게 늙는 나이라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저것 비교해 본 결과 당시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는 간헐적 단식이 좋을 듯싶었다. 회사에 다니면 식사시간 조절이 어려울 수 있지만 시간이 자유로워지니 먹는 시간 조정만 하면 되는 간헐적 단식이 최고의 방법이었다. 한 달 정도 하루 한 끼에 간단한 간식정도만 먹으니 살이 3킬로 정도 쉽게 빠졌다. 거울 속 '물체'가 전보다는 나아져서 '나'로 보이게 되었다.


그다음은 근력과 탄력을 만들기 위해 테니스와 스트레칭을 하기로 했다. 테니스는 몇 년 전부터 지인들과 종종 게임을 했었다. 오랜 시간 뛰고 움직여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스포츠라 다이어트에도 최고였다. 지역 커뮤니티 내에 파주에서 번개로 게임에 참여했다가 한 부부를 만났다. 그들 실력이 좋아서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더니 적극적으로 레슨 선생님을 추천을 해줬다. 바로 연락을 취해서 찾아갔고 광탄테니스장에서 개인레슨을 받기로 했다. 레슨 시간은 오전 9시에서 11시까지 가면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오전 시간 때에 운동을 하다니 새롭고 신기했다. 그런데 시간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 건지 꽤 많은 사람들이 레슨을 받고 있어서 신세계 같았다.


평일 4일을 레슨 받기로 했기 때문에 다음날부터 기상시간은 아침 9시가 되었다. 한가롭게 느지막이 일어나서 테니스 복을 입고 15분가량 운전을 해서 광탄테니스장으로 갔다. 테니스 코트장에 가서 우선 준비운동으로 운동장 다섯 바퀴 이상 돌았다. 그리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레슨을 받았다. 레슨이 끝나면 가끔 그곳에 계신 분들과 렐리를 하거나 복식 게임을 했다. 테니스 3년 차 초보인 나는 실력이 한미 해서 게임에 자주 참여하지 못하고 가끔 게임을 했다.


실력이 안 되는 것도 이유는 됐겠지만 광탄테니스장 내에서 텃세가 있기도 했다. 테니스장 자체 내에 회원가입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회원이 되면 매달 1만 원을 내고 자유롭게 게임에 참여하면 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가입하려 했으나 몇몇 분들이 제제해서 가입을 못하게 되었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남자회원은 쉽게 가입했고 자유롭게 게임을 하던데 나는 그곳에 끼지 못했다. 그런 탓에 일이 생겨서 운동을 못하게 됐을 때 아무런 미련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게임이 하고 싶을 때는 다른 커뮤니티에 번개모임에 참여해서 게임을 했다. 어리고 젊을 때와 달리 어떤 집단에서 환영하지 않고 폐쇄적이라면 그곳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나이가 들고 나름 대로의 곤조가 생긴 거 같다. '나도 꼰대가 다 됐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을'을 벗어나니 자유롭다. 외인구단, 혹은 외톨이처럼 겉돌 때도 있지만 상관없다. 좋은 게 좋은 거니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 어움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다. 더 이상 반드시 누군가와 어울릴 필요는 없다. 나름대로 스스로는 만족하는 인간관계를 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껴주기 싫음 마라~ 너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랑 놀면 된다. 그리고 난 혼자서두 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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