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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언니에게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by 장하늘

어제 예약했던 병원에갔어.

시간 맞춰서 갔어야했는데

아침에 꾸물거리다 늦었더라고

출발하면서 병원에 전화했어

10시 반까지 가기로 했는데

45분에 도착할것 같은데

가도되냐고.

45분안에는 오라고 하더라고.


서둘러 가달라는 무언의

압력을 석이에게 주문했어.

주차가 늦어질것 같아서

나만 내려서 병원으로 올라갔어.

예약하고 가도

환자가 많아서

기다렸어.


석이가 오고

그리고 상담시간

의사는 바쁜지 말도빠르게하고

처방에 초점을 맞추더라.

나도 마음이 급해졌고

말도 빨라졌어.

그리고 계속된 눈물...


검사는

맨발을 무슨 발판같은 곳에올리고

양속에 뭔가 스테인리스같은

걸 잡게하더라~

7분 정도있으면된데.

좁은 방안에서

난 눈을감고있었어.

참으려고했는데

그 좁은 공간에 혼자있으니 눈물이났어.


눈을 계속감고있다가

눈을 떴어.

뭔가 그래프같은게 보이고

빨간색 파란색으로 기록되더라

도통 뭐가뭔지 모르지만

표시된것들이 모두

다채워져야 검사가 끝나는것 같더라고.


검사가 끝나고

또 기다리니까

의사가불렀어.

의사말로는 내가

심각한 상태라네.

우울증? 그런 이야기를 한것같아.


평소의 나를 모르는 의사는

이정도 나이면

그전에부터 조금씩

안좋아졌을건데

이번일로 심각해졌을거라고 했어.


동의할순없는 말이었어.

평소에 난.

나이드는게 참좋았으니까.

2025년은 비상의 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다시 기다리니 약을 줬어.

아주작게 잘려진약들.

처음엔 약을 약하게 준다고했는데

그게 그런의미였나봐

조각난 약들.


점심은 써브워이에서 먹고

약을먹었어.

그리고 저녁약은 밤11시 반쯤

먹으려고했는데

그전에 잠들었어.

새벽2시 좀넘어서

어김없이 눈이 떠졌어.

그래서 그때 약을 먹었어.


평소라면 그때부터

한참을 뒤척이거나

울거나

어쩌면다시 잠들거나

했을텐데

약때문인지 조금 누워있다가

잠들었어.


아침7시 반에

눈이떠졌어.

잘 잔거지.

잘 잤어.

약덕분에.


정신과 치료후

약을먹고 잘 잔것조차

지금은 미안하고 아프네.

언니...

편안해?

좋아?

이제 괜찮아?

언니라도 괜찮으면 좋겠어.

사는 내내 고마웠어.

내 생에 함께 해줘서 난 너무

좋았어.

미안했고, 미안해.

사랑했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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