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엄마의 자립기 1차 시도 [참참참]

셸 위 댄스-인생의 여정을 소개합니다

by 장하늘

72화


(별별챌린자3기-2일 차)




능소화 (꽃말: 여성, 명예)



엄마의 자립기 1차 시도 [참참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한동안 엄마는 우울증을 앓듯이 기운이 없고 의욕이 없었다. 가장이 오랜 기간 투병을 하다가 돌아가셨고 이후 집안에는 이렇다 할 가장 역할을 할 사람이 없었다. 그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던 엄마가 기운을 차리고 무언가를 시작하셨다. 생활비 마련도 해야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엄마가 일을 알아보셨던 것 같다. 동네에서 작은 음식점을 개업했다. 이후에 알아봤더니 가게 창업 대금 마련을 빚으로 융통해서 했다고 한다. 자기 자본금은 별로 없이 자영업이 시작됐다. 가게 이름을 정할 때 가족들이 의견을 냈던 게 생각난다. 검은색과 주황색의 조화로 눈에 띄는 간판이었다. 음식점 간판이 왔고 반듯하게 설치되었다. <참참참 맛있는 집>

가게는 동네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3층짜리 건물에 1층이었다. 인테리어는 간단하게 했고 찌게류와 분식을 판매하며 장사가 시작했다. 나도 시간이 나면 식당에 가서 김밥을 말았다. 엄마는 김밥은 못 말아서 작은언니나 내가 김밥을 만들었다. 집에서 김밥 싸듯이 김밥을 쌌기 때문에 김밥은 내가 먹어도 맛있었다. 가격은 당시 김밥 가격 그대로 책정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하는 자영업은 매뉴얼이 없었다.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책정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밥 재료를 이후 계산해 보니 남는 금액이 너무 적었다. 그뿐만 아니라 엄마가 혼자 있을 때는 김밥을 잘 못 만든다며 메뉴에서 빼버렸다. 처음엔 작은언니와 내가 가게 일을 도왔지만 작은언니도 일을 시작하게 되고 나도 일자리를 구하게 되어 가게 일을 도울 수 없게 됐다.

가게를 처음 냈을 때 메뉴를 책정했지만 그대로 팔 수가 없었다.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골목 안쪽이라서 그런지 드나드는 사람조차 별로 없었다. 수요와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가격 책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음식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대서 오는 많은 착오들이 닥쳤다. 재료를 공급받는 것부터 가게를 운영하면서 경험을 통해 차츰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 만들었던 메뉴가 없어지는가 하면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기도 했다. 이런저런 메뉴를 손님의 입맛에 맞게 변화도 해봤다. 가게가 주체성을 갖지 못했다.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메뉴가 바뀌곤 했다. 음식이 맛있다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칭찬도 해주었다. 그러나 골목안쪽에 눈에 띄지 않은 음식점까지 오는 손님은 많지는 않았다.

다행스럽게 당시에 인근에 공사를 하는 임부들이 있었다. 공사를 하시는 분들이 가게가 오픈하고 얼마 안 되어 문의를 주셨다. 공사기간 동안 백반을 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본 것이다. 엄마는 다른 손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분들 요청을 받아들이셨다. 그때부터 점심에 그분들을 위해 백반을 만들기 시작하셨다. 맛있다고 드시는 손님들이 있어서 엄마는 열심히 백반을 만들었다. 정성된 밥 한 끼에 만족해하며 공사장 인부분들이 점심을 고정해서 드셨다. 덕분에 점심에 손님이 들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손님이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장소는 20여 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너무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만 눈에 띄는 외진 곳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그곳은 사람이 많이 찾아올 곳이 못된다. 위치가 골목이고 상가가 그곳 딱 한 곳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찾아오려면 상가가 줄지어서 있거나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있다면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무리 인터넷이 잘되어 있더라도 중요한 건 차별화다. 얼마큼 특색이 있고 맛이나 양등 나름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참참참 식당은 특별한 차별화가 없었다. 엄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험 부족, 위치 선정 착오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남기고 부족함을 인식하게 한 가게가 되었다.

엄마의 야심 찬 자영업은 결과적으로 오래가지 못했다. 인근에 건물 공사기간 동안 점심을 먹는 분들이 계셨지만 공사가 끝나자 그분들마저 없어졌다. 엄마는 요리를 잘하는 편에 속했다. 특히 김치와 고기류를 잘하셨다. 요리 솜씨가 있는 것과 음식장사는 다른 것이라는 걸 그때 조금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엄마가 장사를 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것이다. 가게는 1년을 못 채우고 접게 되었다. 나는 잠시 엄마 일을 도왔고 바로 구직에 나섰다. 스스로 구직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의욕만 가지고 장사를 하는 건 참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도 엄마를 통해 조금 알게 되었다. 그때도 이후에도 자영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조급한 마음에 가장 도전하기 쉬운 일이 음식점을 내는 것이기도 하다.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하고 싶었던 엄마의 제1차 도전이 실패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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