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2000년 방송대 국어국문과 MT

셸 위 댄스-인생의 여정을 소개합니다

by 장하늘

79화

(별별챌린지 3기 -6일 차)




피소스테기아(꽃말:추억, 젊은 날의 회상, 청춘)



2000년 방송대 국어국문과 MT


방송대 임원이 되면서 학교행사에 일꾼이 되었다. 방송대학교 자체 행사나 부천 학습관 행사 때 학생회 임원이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특별하게 각 과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통 임원들끼리 조를 나눠서 각 과 행사에 참여했다. 2000년 봄이 됐다. 입학식등 학기 초 관련한 큰 행사를 끝냈고 중간고사가 끝났다. 과별 행사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대학생의 낭만인 MT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 방송대학교에서 MT에 참여한다는 건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입학은 쉬우나 졸업이 어려운 학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려면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에 속해 있어야 이런저런 학교 소식도 알게 되고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시험일정이나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대학교 졸업을 목표로 한 학생들은 커뮤니티에 참석하라고 강력하게 권유한다.


방송대 특성상 등교해야 하는 학교라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학교 시스템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신입생들은 학교에 적응해 나가기도 어려운 터라 MT에 참여하는 인원도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과별로 최대한 홍보를 해서 참여인원을 늘리는 게 보통이었다. 특히 1학년들 참여가 중요하다. 어색하고 뻘쭘한 늦깎이 대학생분들이 MT에 오기 때문에 주최 측도 만발의 준비가 필요하다. 과 대표와 학년 대표들은 과 행사에 봉사하는 게 필수가 된다. 보통의 학우들은 MT를 그저 즐기거나 친목을 하기 위해 참여한다. 방송대학교는 일반 대학교처럼 선후배 사이의 예의도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방송대 학생분들 중에는 7,80대 이신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학년이 높은 선배라고 해서 선배로써 군기를 잡으려고 하면 탈이 나기 십상이다.

학생회 임원은 과별 행사를 원활하게 돕기 위해 각 과별 MT에 지원을 나가곤 했다. 나의 직속 임원 선배 K는 국어국문학과였다. K 선배는 74년생으로 나보다 세 살이 많은 선배였다. 그러나 외양만 보면 64년생이나 54년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노안이었다. 외모 비하는 아니고 지극히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K 선배는 두꺼비처럼 생긴 외모였다. 키도 작은 편에 투박하게 생긴 분이셨다. 외모가 투박한 것에 비해 친절하고 순한 선배였다. 그러나 세게 보이려고 말을 딱딱하게 하곤 했다. 그래도 직속 후배인 나는 잘 챙겨주셨다. 평소에도 팔 걷어붙이고 열심히 일하는 나에게 K 선배가 자신의 과로 자원봉사를 요청했다. 선배의 요청에 따라 학생회임원으로 봉사조에 편입되어 국어국문학과 MT에 참여했다.

MT 장소는 을왕리였다. 학습관에 모여서 선배 K의 차에 타고 을왕리로 출발했다. MT 시작 시간은 점심때였다. 봉사조 들은 아침 일찍 을왕리에 도착했다. 6,70명이 넘는 사람들의 점심 식사를 봉사조가 준비해야 했다.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MT를 즐길 수 있도록 봉사조는 바쁘게 움직였다. 챙겨야 할 일이 많았다. 식사 준비, 게임 준비, 캠프파이어 준비 등 봉사조끼리 할 일을 나눠서 해나갔다. 나는 아침 일찍 도착하자마자 우선 점심 만드는 것을 도왔다. 대용량으로 밥이 올려졌다. 그리고 아주 큰 솥단지에 국물반찬으로는 된장찌개를 만들기로 했다. 당시만 해도 나는 요리는 못했기 때문에 허드렛일을 도왔다. 감자 깎고, 파 까고, 양파 까고, 마늘 다지는 일등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국문과 학우님들이 속속 숙소로 도착했다. 다행히 식사시간에 맞춰 음식 장만이 끝이 났다. 모두들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을 보며 봉사조들끼리 만족해하며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봉사조는 식사시간에도 움직여야 했으므로 미리 점심을 간단하게 먹었다. 오후 시간에는 과대표가 준비한 대로 MT 행사가 진행됐다. 여러 가지 게임도 하고 자기소개도 하며 시간이 지나갔다. 봉사조들은 학우님들이 모두 점심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설거지며 뒷정리에 분주했다. 일회용품을 중간중간 많이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설거짓거리가 많이 쌓여 있었다. 설거지와 뒷정리를 끝내고 나니 과 행사와 게임은 끝나가고 있었다. 사회자가 나와서 흥겨운 분위기를 살리면서 음악을 틀고 노래가 시작됐다. 노래방기기 볼륨이 높여지고 사람들이 흥을 내며 노랫소리가 들렸다.


그때부터 봉사조는 캠프파이어 준비를 위해 밖으로 나갔다. 나는 방법을 잘 모르니 알려주는 대로 심부름을 했다. 캠프파이어 준비가 끝나고 나서 다시 학우들이 밖으로 나왔다. 준비한 만큼 캠프파이어가 한동안 진행됐다. 밤이 늦어지자 숙소로 들어와서 술판이 벌어졌다. 각자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나는 그때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술판이 끝나갈 무렵부터 다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러 다녔다. 맥주 두어 잔 얻어 마셨을 뿐인데 잠이 쏟아졌다. 술자리가 늦어지는 곳들은 자신들이 알아서 정리를 한다고 했다. 나는 하루종일 종종거리며 돌아다닌 탓인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구석자리로 혼자 가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K 선배가 나를 보며 놀렸다. 내가 어젯밤 자면서 외간 남자를 안고 잤다는 것이다. '엥?'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저 놀리는 줄만 알았다. 아침부터 또 할 일이 많았다. 그날은 행사 마무리 봉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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