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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혁 Jun 12. 2022

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조금은 특별한 꿈의 이야기

꿈은 언제나 좋은 이야깃거리다. 신비롭고, 우리 가까이에 있으면서, 무언가 좋은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그런 꿈에 대한 이야기다. 잠든 우리는 잠든 시간에만 갈 수 있는 세계에서 꿈을 산다. 꿈을 산 사람은 그 꿈을 꾸고, 그 꿈으로부터 얻은 감정을 값으로 지불한다. 물론 이 모든 일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고 깨고 난 뒤에는 그것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 꿈도 깨어난 직후에 남는 여운, 혹은 조금씩 기억나는 정도의 잔상으로만 남을 뿐이다. 그렇게 희미하고, 잔상처럼 남을 뿐인 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즐거운 기억, 후회스러운 기억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잠든 사이 꿈을 파는 백화점이 바로 달러구트씨의 꿈 백화점이고, 이야기는 거기에 새로 취직한 주인공 페니의 시점에서 이어진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오는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꿈을 산다.

좋아하는 누군가를 꿈속에서 만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삶의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후회스러운 기억을 이겨내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지친 삶을 바꿔보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이유로 꿈 백화점에 찾아온다. 그리고 꿈속에서의 희미한 흔적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들이 산 꿈을 통해 설렘, 호기심, 자신감 같은 감정을 얻고 삶을 바꿔 나간다.


꿈은 좋은 이야깃거리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흔한 이야깃거리다. 꿈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과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면접을 볼 때 '왜 다른 꿈 백화점이 아니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선택했나?'라는 질문에 이곳은 다른 백화점과 달리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만을 준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달러구트씨도 그 대답이 마음에 들어 페니를 채용한다.


꿈이 과하지 않다,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꿈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꿈은 우리가 기대하는 마음이다. 원하는 것을 이루고, 후회스러운 일을 이겨내고,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우리는 꿈에 담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꿈, 혹은 다른 무언가가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대신해 주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용기 내 고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꿈속에 그 사람이 계속 나오면서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지만 결국 고백을 한 것은 현실의 '나'라는 사실, 후회하는 상황을 백번, 천 번 다시 꿈속에서 다시 떠올리지만 결국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해서 다음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현실의 '나'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따뜻한 힘을 전달해준다.


우리는 모두 현실에서 저마다의 꿈을 꾼다. 그게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상관없다. 우리가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기대는 물론 꿈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 안에는 그 꿈을 '우리 손으로'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내 손으로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마음, 그 마음이 쓰여 있기 때문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특별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꿈을 꾸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하루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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