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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서 Nov 16. 2023

10. 마르그리트 뒤라스 <뒤라스의 말>

더 고통스러운 것이 있다. 바로 일상이다.

 아침 독서를 하며 너무나 강렬한 문장을 만나서 여기에 옮겨요.

 

이 범죄의 문제는 여성의 문제이다. 자식의 문제는 여성의 문제이다. 남성의 문제는 여성의 문제이다. 남성은 그 사실을 모른다. 남성이 자신의 근육과 물리적인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는 한, 높은 지력은 남성적이지 않을 것이다. 오직 여성만이 이러한 남성의 착각을 꿰뚫고 있다. 스테이크를 잘못 구웠다고 따귀를 맞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있다. 바로 일상이다.”(54쪽)

 

맞아요. 일상 속에서 여성은 지배받고 있지요. 촘촘한 가부장제의 문화적 각본 안에서요. 누군가는 이제 여자들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요. 과연, 과연 그럴까요? 그렇다면 왜 여성의 우울이 깊어지고, 여성의 죽음이 가벼워지고 있는 것일까요? 왜 여성은 여전히 가난할까요? (데이터로 다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문화적 각본 안에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요? 그러니 글을 쓸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여성의 글쓰기를 말이에요. 자기 언어를 가져야 숨을 쉴 수 있으니까요.

 

저는 아직 뒤라스를 모릅니다. 그녀를 둘러싼 논쟁들을 판단할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녀의 <연인> 다시 읽고, <이게 다예요>를 읽어 보려고요. 그리고 <뒤라스의 말>을 밑줄 그어가며 읽겠습니다. 계속 그녀와 대화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 저/장소미 옮김, <뒤라스의 말>, 마음산책,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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