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올지도 몰라
또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것이 기적
또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것이 기적
이 경기에서 나는 결승점을 향해 서둘러 달려가지 않는다. 결승점이란 없기 때문이다. 따야 할 메달이나 트로피도 없고, 찬사도 응원도 없다. 또 하루를 살아냈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또 하루를 보냈다는 깊은 만족감만이 있을 뿐.(351쪽)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를 읽고 떠오르는 단어는 자존, 일상, 실패, 다시, 버티기, 그리고 사랑이다. 폴란드에서 이주한 여성 뇌과학자, 이것만 해도 그녀의 인생은 이미 드라마틱하다. 거기에 뇌 흑색종으로 인한 정신장애라니.
이 책은 폴란드 출신이며 미국에서 활동하는 뇌과학자 바버라 립스카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뇌 과학자가 정신장애를 경험한 이야기. 미지의 세계, 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로 잘 풀어냈다. 그리고 자존을 잃지 않고, 버티고, 실패하고 또 해보는 이야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가족과 주변들의 지지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아프든, 아프지 않든, 사는 것은 다 힘들다. 고통도 삶의 일부라고 하지 않았나.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일상의 소중함을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뭔가를 계속해보고, 즐거워하고, 노여워하기도 하는 것. 그것이 살아있는 동안,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별일 없는 하루.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전기난로를 켜고 수면양말을 신고, 건넌방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난로 앞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이 바로 기적, 기적이다.
오늘을 또 살자. 아름다운 순간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