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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Apr 27. 2020

행복한 카페


□  행복한 카페


어제는 폐렴과 합병증으로 입원한 고교동창의 문병을 다녀오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하루였는데, 오늘은 안산에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인 "행복한 학교"를 다녀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하루가 되었다.
  

辛卯年 희망제작소의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수료하며 두 달간 함께했던 교육생들의 소장품을 경매에 붙여 소액기금을 만들었는데 그동안 적정 기부처를 찾느라 수개월이 돼서야 이곳에 기부하게 되었다.
 
"행복한 학교"는 지적장애인과 사회적 취약계층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자활을 돕고 그들이 진정한 사회적 자립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197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  


이곳 학교는 지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직업 영역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직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일자리까지 연결해주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학교를 통해 바리스타 자격을 이수한 이용석군은 자폐 중증2급 장애인으로 현재 고교 3년인 학생이었다. "행복한 학교"의 진팀장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27세의 재원으로, 안산에 "행복한 카페" 1호점을 만들어 바리스터 이용석군이 일을 통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또한 현재 안산 상록구청 신청사 안에 2호점 카페를 준비하고 있다한다. 젊은 진팀장의 "행복한 카페"가 소개되는 내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나는 한국전쟁이후 배고픔을 벗어나기 위해 끝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전후세대이자, 어느덧 이순(耳順)에 접어드는 세대이다.



이러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에게 헌신하며 대한민국을 성장시켰다는 자부심과 청년기에 길들여진 반공 이데올로기에 매우 익숙한 세대이다.
 
그 때문인지 삶의 가치관이 자신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에 매몰된 삶을 살아왔고,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쇼비니즘(Chauvinism)적 국가관을 지닌 채 여전히 자신들이 살아온 과거의 방식과 가치가 옳다고 믿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한국사회가 단기간의 고도성장을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동안 대한민국은 이미 다양한 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나 자신을 비롯한 많은 전후세대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젊은 날 나는 7급 공무원을 포기하고 인정된 삶을 택해 금융권에 입행해 30여년을 머물렀는데, 오늘 하루 "행복한 학교"를 방문해 나눔의 삶을 실천해가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 뭔가 젊은 세대들에게 빚을 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평생 자신의 주변만을 챙기며 살아왔던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지난날을 돌아 보기도 한다. 향후 우리사회 많은 지도층들이 Noblesse oblige를 실천해가는 사회문화를 뿌리내리며, 나눔을 실천하는 젊은 세대들이 우리 기성세대들을 본받는 성숙한 대한민국사회가  이뤄지길 희망해 본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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