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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May 20. 2020

연 리 지


□  連理枝 


辛卯年 마지막달, 희망제작소 연말행사인 "Happy Senior Awards" 축하공연에 초대돼 종로3가에 있는 [춘원당 박물관]에서 진행된 시상식 수상자의 축하공연 무대에 올랐다.


희망제작소 시니어 사회공헌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인생후반을 사회공헌 활동으로 엮어내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지지하고자, 매년 “해피 시니어 어워즈”를 마련해 시상(施賞)하고 있다.



시니어 어워즈는 공익적으로 필요한 분야를 새롭게 제안해 사회변화를 이끌고 있는 시니어에게 주어지는 ①희망 씨앗상과 전문직 은퇴 후 인생후반을 용기 있게 개척해나가는 시니어들에게 주어지는 ②새 삶 개척상이 주어지고 있다.


또한 퇴직 후 자신의 재능과 경력을 이웃사랑과 나눔으로 봉사하고 있는 시니어에게 주어지는 ③행복 나눔상이 추가되는데. 나 자신도 희망제작소 아카데미를 수료한 시니어 이기에 관심이 가는 어워즈 행사였다.


처음 축하공연 제안을 받고는 잠시 귀찮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눔의 행복을 실천해가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그마한 재능을 기부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함께 수료했던 홍 선생이 축하공연에 어울리는 연리지(連理枝)와 홍난파의 사랑을 선곡해 합주를 무사히 끝내고나니, 나도 세밑에서 뭔가 좋은 일을 했다는 잔잔한 감동이 전해지는 하루였다.


이런 보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교직원 출신인 홍 선생과의 연주인연은 그해 8월말 여름 1박2일 완주 워크숍에서 첫날밤 악보를 받아들고 즉석에서 호흡을 맞춰 함께 연리지 곡을 연주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완주 워크숍 합주

당시에는 무슨 곡인지도 모른 채, 단지 악보만 보면서 곡을 연주한 셈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연말 시니어 어워즈 축하공연에 초대받게 되다보니, 세상사라는 것이 참으로 단순치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완주 워크숍 무대와 달리 많은 관객들 앞에 오르는 공연 무대이기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플루트를 연주하는 홍 선생이 메일로 보낸 악보로 연습을 해보면서, 덕분에 연리지의 의미를 새삼 알게 되었다.


연리지(連理枝)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사이 혹은 부부애가 매우 깊은 것을 비유하는데, 예전에는 효성이 지극한 자식과 부모를 비유했다고도 한다.



당나라 백거이(白居易)는 현종과 양귀비의 뜨거운 사랑을 장한가(長恨歌)를 통해 하늘에서는 비익조(比翼鳥)가 날기를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한다는 서사시를 읊었다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또한 후한서(後漢書) 채옹전(蔡邕傳)에 의하면 후한 말,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난 채옹이란 선비가 있었는데, 그는 모친이 병을 얻어 자리에 눕자 삼년동안 옷도 벗지 않고 간병에 임했다고 한다.


그는 모친병세가 악화되자 백일동안 잠자리에 들지 않고 보살피다가 어미가 돌아가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했는데, 이때 채옹 방 앞에 두 그루의 싹이 자라며, 가지가 서로 붙어 자라더니 결(理)이 이어져 한그루처럼 되었다.



사람들은 두 그루가 붙어 자란 나무를 효성이 지극해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며 연리지로 부르게 되었고, 이후 당 현종과 양귀비를 빗대 사랑백서처럼 연리지라 불리게 되었다한다.
 
깊은 효심과 애틋한 사랑을 담은 연리지(連理枝)의 의미처럼 따듯한 세상을 만들고자 인생후반을 저마다 위치에서 소리 없이 묵묵히 활동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격려와  갈채를 보내며, 함께 동참해 가기를 다짐해 본다.  





연리지(連理枝) 플루트 연주(클릭)

https://youtu.be/FAVsKfqDY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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