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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기 정밀초음파, 아기 심장에 하얀게 보인다.

DAY15. That's a relif.

by 장엠디

명절 잘 보내셨나요? 오랜만에 찾아온 장엠디입니다.

한국이 황금연휴인 동안, 친정엄마와 여동생이 방문해주었습니다. 뉴욕도 잠깐 다녀오고,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 집밥(임신 내내 그토록 그리웠던)도 실컷 먹었답니다. 어느덧, 21주차 임산부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21주차 정밀초음파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오전 7시45분 예약이라 일찍 자야하는데, 걱정이 되어 새벽2시에 잠들어 6시에 자다깨다 일어났답니다. 아직 태동이 없다보니 아가가 잘 있을까? 괜스레 배를 문지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친정식구들이 돌아갈 즈음부터 된통 장염을 앓았어요. 마지막에 공항 배웅도 못나가고, 못내 슬펐답니다. 임산부니까 체력을 과신하면 안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정밀 초음파를 보고 왔습니다.


임신2분기 정밀초음파란(fetal anomaly scan)?

임신 중 가장 중요한 초음파 중 하나로, 18-22주 사이에 시행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밀하게 아기의 발달 상태와 장기 구조의 정상 여부, 기관별 모양와 기능을 평가하는 아주 중요한 검사에요. 그래서 흔히 "정밀초음파, 기형아 초음파"라고 부릅니다.

머리/뇌/얼굴/심장/복부/척추/사지/태반/양수 , 그리고 아기의 성장측정(BPD/HC/AC/FL/EFW)

정밀 초음파가 중요한 이유? 필요한 경우 산모는 **추가 검사(NIPT, 양수검사, MRI 등)**를 안내받고,

출산 이후에도 아기의 건강을 위해 신속히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콧대도 보고, 입술을 뻐끔거리는 것도 보고, 아이가 오전부터 초음파라 심술이 난건지 손으로 귀를 막기도 하고 발로 뻥뻥 차더라고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초음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느라 3-40분이 걸렸어요.


그런데...


애기 심장에 하얀게 보인다고요?

의사 선생님께서 웃으시면서 밝게 들어오시길래, 당연히 아무이슈없어요! 라고 1차 초음파때처럼 들을 줄 알았는데...갑자기 선생님께서 흰 색 종이를 펼치시더니 심장 그림을 그리시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이 하얘지고 남편이랑 저랑 순간 멍-EIF (Echogenic Intracardiac Focus, 심장 내 고에코점) 심장 미세석회가 있다는 소견이었어요.



챗 지피티가 그려준 EIF



영어가 워낙 빠르신데다가 당황하다보니 잘 들리지 않더라고요. 심장에 구멍인건가요..? 라면서 거의 패닉에 빠졌습니다. 심장미세석회(EIF):초음파상 심장 안에 밝게(하얗게) 보이는 작은 점. 주로 좌심실(Left ventricle) 안쪽에서 관찰되며,심장 판막이나 근육에 칼슘이 살짝 침착된 것처럼 보인다. 아주 흔하진 않으나, 주로 아시아인 태아에서는 10% 이상까지도 보인다. (특히 남자아이)



의사 선생님이 영어가 좀 빠르셔서, 저희부부는 처음에 그려주신 그림만 보고 심장에 구멍이 난 줄 알고 식겁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칼슘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석회) 1개 있었습니다. 저희가 표정이 너무 사색이 되었었나봐요. 빠르게 안심을 시켜주시면서, 매일 하루에 1명 씩은 보는 증상이다 라고 하셨어요. 심장미세석회의 경우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심장 기능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라고 하셨어요. 그냥 피부에 있는 birthmark처럼 생각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과거에는 다운증후군 아이들 중 10-15%정도가 저런 심장의 하얀 점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다운증후군의 소견 중 하나(softmark)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NIPT 염색체 검사 저위험군이었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찾아와서 샅샅이 해당 심장미세석회 관련된 모든 인터넷 글들을 찾아봤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아무것도 나오지 말것이지 왜 이런 일이 있을까... 임신 이후 계속 찾아오는 작은 이벤트들 때문에 신경이 과민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씀해주신 의사 선생님을 믿고, 또 뱃 속의 아가를 믿어보려고 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려고요. 오늘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한 문장, 수 십번 의사쌤께 공유드린 그 표현을

오늘의 문장으로 공유드립니다.



[오늘의 문장]

That's a relief.( 다행이에요!)

relief: 안도,다행 이라는 뜻으로 "한시름 놨어요"의 뉘앙스를 가진 표현입니다.


A: The doctor said everything looks normal. (의사 말로 아무 이상 없대)

B: Oh, that’s a relief! (다행이에요)


A: Your test results are fine. (검사 결과가 괜찮아요)

B: Oh good, that’s a relief. (다행이에요)


미국에서 만나서 행운인 쑥 인절미- 가격은 7불, 약 1만원이다.


초음파가 끝나고 집에 와서 4시간 정도 잠을 청한 뒤, 식욕이 돌아 이것저것 엄청 먹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직도 찜찜함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임신 기간 앞으로도 절반은 남았기에 아가와 잘 이겨내리라 믿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합니다. 독자님들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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