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4.Would Friday after 12 work?
안녕하세요, 장엠디입니다. 결혼을 하고, 이후 남편의 갑작스러운 미국 발령으로 9년간 몸담고 애정을 가지고 다니던 회사를 돌연 퇴사하게 되고, 그리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남편의 병마와 기적적인 완치, 미국 이사, 미국에서의 차량 도난 등.. 다사다난한 일들까지. 저의 2024년과 2025년은 뜻하지 않은 인생의 변화와 도전들로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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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는 저런 말도 들어봤답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저 웃을 거예요. 말도 안 돼!라고요. 예민하고, 걱정 많고, 항상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힘들게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도 시달렸던 저였거든요. 어쩌면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많이 내려놓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내일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고, 그저 주위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싶었어요.
그래서 미국에 온 이후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일상들. 그러다가 이제 슬슬 심심한데 자기 계발이라도 해볼까..?라고 하던 찰나, 결혼 3년 차에 소중한 아기가 찾아왔습니다.
임신을 하고 나서 저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갑니다. 오늘이 9월 3일이라는 사실보단, 임신 15주 차 2일이라는 게 더욱 와닿으니까요. 요즘 저의 우주는 아기를 중심으로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신을 하고 나니, 한국에 계신 엄마 아빠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특히 우리 엄마... 어떻게 저희 셋을 낳아서 기르셨을까요?제 뱃속에 있는 아기가 딸이다 보니, 자라면서 엄마한테 못했던 것들도 참 많이 스쳐 지나갑니다. 사춘기 때 엄마한테 했던 비수 같은 말들이라던지, 엄마랑 싸웠던 나날들...
사실 한국에선 외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십니다. 엄마는 장녀로서 아버지에 대한 도리를 다하고 계시고요, 저를 강아지라고 부르며 정말 사랑해 주셨던 외할아버지라 저도 정말 걱정이 되지만 그것보단 그 뒤에서 눈물 지을 울 엄마가 마음에 밟힙니다. 상황상 먼 곳에 떨어져 있다 보니, 엄마 음식이 그리운 것도 그리운 것이지만 꿈에 자꾸 부모님이 나오더라고요. 어느 날은 울다가 깬 적도 있을 정도로, 호르몬 때문인 건지 참 감성적인 요즘의 저입니다.
이런 제가 씩씩할 수 있는 이유!
어쩔 수 없이 어금니가 깨져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저에게는, 치위생사 선생님도 치과 선생님도 본인의 임신과 출산 경험을 말씀해 주시며 축하와 격려를 해주셨고요- 독서모임분들도 입덧으로 고생하는 저를 보시며 진심으로 위해주셔서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힘들다는 티를 내면 주위에 행여 민폐이거나, 저를 너무 배려해주실까 봐 조심하려고 하는데 힘든 게 문득문득 얼굴에 많이 드러났었나 봐요.
오늘 있던 일입니다. 2주 전부터 치과치료받아 때운 어금니가 찬 것을 먹을 때마다 시려, 오늘 치과에 방문했습니다. 치료한 부분은 크게 이상이 없어 완전한 안정기에 접어드는 다음 달 정기검진 때 다시 보기로 하고 진료를 마쳤습니다. 오늘따라 입덧이 올라오는 아침이었는데, 마침 옆에 도넛 가게가 있길래 들렀습니다.
"어머 한국분이세요?" 인상 좋은 주인 어머님께서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한국인이 아주 많지 않은 이 동네에서, 한국 분이 하는 도넛가게를 만나다니요!
이것저것 정신없이 도넛을 담아 결제를 하고,
"실은 입덧 때문에 아침을 못 먹나 했는데, 도넛 냄새가 정말 좋아요. 덕분에 잘 먹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라고 말씀을 드리고 나가려는 찰나였습니다.
사장님의 눈이 휘둥그레시더니, " 어머 그렇죠? 임신한 것 같았어요. 너무 축하해요. 첫째예요? 아우 좋겠다" 하시며 덕담을 건네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미 터질 듯 담겨있는 빵봉지에, 좋은 재료로 만든 거니 먹어보라며 이것저것 손에 집히는 대로 도넛을 서비스로 넣어주셨습니다. 제가 사지 않은 다른 종류도 먹어보라며, 거의 결제한 만큼 빵봉지가 터지듯 넣어주셔서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지금, 집에서 도넛을 먹고 영양제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은 뒤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친정 엄마가 없는 이곳에서 수많은 엄마들을 매일 만나고 있답니다. 독자님들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Would(시간/날짜) work? "그때 괜찮으세요?" (전화로 치과 예약하며 자주 쓴 표현)
“Is it possible to make an appointment for tomorrow morning?” (내일 아침 예약 가능할까요?)
“Would Friday work?” (금요일 괜찮으세요?)
추가예문)
Would next Thursday work for the interview?
→ 다음 주 목요일에 면접 가능하실까요?
Would this weekend work to hang out?
→ 이번 주말에 만나는 거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