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나는, 환자다.
나는, 아이들에게 비밀이 한 가지 있다.
나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라는 걸 아이들에게 비밀로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가끔 아이들이 묻는다.
"선생님은 안 아파요?"
그럼 대답한다.
"선생님은 안, 아파요. 아프지 당연히! 어디에 찧으면 아프고, 무리하면 감기도 걸리고 그렇지!"
아프고 싶을 때만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프지 않았으면 아이들과 더 재미있는 수업을 잘 해냈을까 생각한다.
아프지 않았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아프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지 않다. 아이들 앞에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준비한다. 더 아프지 않게.
"선생님은 안,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