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선택은 무수한 가능성을 포기하는 일이다
인생에서 '선택'은 단순히 무언가를 고르는 행위가 아니다.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은 곧,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결혼이라는 결정은 사랑의 가장 극적인 선택을 상징한다. 결혼을 결정하는 순간, 한 사람을 택하고 그를 위해 다른 모든 사람들과의 가능성을 내려놓는 것이다. 이 말은 로맨틱하면서도 어쩌면 잔혹하다. 수많은 인연과 가능성을 그저 지나쳐야만 하는 과정이기에, 결혼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무겁다.
결혼을 선택한다는 건 곧 상대방과의 일생을 약속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결혼은 사랑의 깊이와 헌신을 증명하는 하나의 도약이기도 하다. 상대방과 함께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더불어, 그를 선택함으로써 포기해야 할 모든 것들이 마음 한구석에 스쳐 지나간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수많은 가능성들—다른 삶의 형태나 다른 사랑의 방식—모두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 대신 얻는 것은 그 한 사람과의 고유한 삶, 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흔히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완성은 곧 어떤 과정의 끝이다. 한 사람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모든 인연의 가능성을 내려놓고, 그 한 사람과 완전히 새로운 길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결혼은 무한한 가능성에서의 이탈, 하나의 길을 끝까지 걷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런 선택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를 증인으로 삼고 맹세를 한다. 결혼식에서 수많은 증인들 앞에서 두 사람은 맹세한다—좋은 때와 나쁜 때, 건강할 때와 아플 때 언제나 곁에 있을 것을. 이 맹세는 결혼이 얼마나 어려운 여정이 될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헌신을 다하겠다는 강력한 약속이다.
결국, 결혼은 지구상의 다른 모든 이성을 포기할 만큼 한 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선택이다. 이는 단순히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 삶의 모든 것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결혼이라는 선택은 포기 속에서 더욱 가치 있는 결단이 된다.
하지만 결혼에서의 포기는 단지 슬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포기는 더 큰 사랑을 위한 발판이 된다.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결혼이라는 선택의 대가는 다른 모든 인연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이기에, 그 포기 속에서 피어나는 헌신이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상대방에게 '당신을 위해 나는 모든 다른 가능성을 포기하겠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결혼이라는 선택이 완성된다. 이는 사랑의 가장 본질적인 표현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랑은 종종 무언가를 얻기보다 무언가를 내려놓고 희생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미래를 맡기고, 서로의 가능성을 나누는 것이다. 이 선택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삶을 하나로 묶으며, 함께한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된다. "당신과 함께할 미래를 위해, 나는 수많은 다른 가능성을 포기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결혼이라는 선택에 담긴 진정한 메시지일 것이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잘 알기에 많은 증인들 앞에서 '포기선언' 맹세를 하는 절차까지 하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