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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키워. 같이 사는 거지

어느 순간부터는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함께 사는 것이다.

by 썬피쉬
같이 산다는 자세로 양육을 바라보다


부족한 부모의 마음은 자주 불안함으로 채워진다. 자녀를 잘 양육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나치게 앞서다 보면,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가 늘어나고, 그 결과 자녀와의 관계에 틈이 생기곤 한다. "이렇게 해야지 잘 사는 거야", "내가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진심 어린 조언이 어느새 자녀에게는 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때 부모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내가 바라는 대로 자녀가 행동하지 않거나, 내 마음을 자녀가 몰라줄 때 느껴지는 그 야속함. 그 감정은 결국 갈등으로 이어진다.


부모의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


하지만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내 뜻대로 하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부모는 자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 자연스럽게 모든 걸 '가르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그렇지만 부모와 자녀는 서로 배우는 관계이며, 서로의 삶에 참여하는 동반자다. "키운다"는 생각이 아닌 "같이 산다"는 자세로 바꿔보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잔소리는 줄어들고, 자녀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여백이 생긴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녀가 삶의 여러 순간들을 스스로 경험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준다.


같이 사는 것, 존중과 이해의 시작


함께 산다는 것은 단순히 한 공간에서 지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부모와 자녀는 각기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으며, 이 세계는 때로는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의 한을 대신 풀어주는 존재도,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실현해주는 존재도 아니다. 자식은 그저 독립된 하나의 존재일 뿐이다. '키운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함께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바라볼 때, 잔소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 속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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