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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식사를 혼자 합니다. 안쓰럽나요?

시선은 따갑지만 혼밥은 나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용기이다.

by 썬피쉬

우리는 흔히 혼자 식사하는 것을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난 행동으로 여긴다.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다'는 통념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함께 식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만든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혼자 식사하는 사람을 안쓰럽게 바라보게 만든다. 누군가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그가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쉽게 단정 짓곤 한다. 반면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신을 당연하게 여기며 만족해하는 사람들은 혼자 있는 이를 불쌍하게 느끼기도 한다.


나 역시 회사에서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편한 사람들과 억지로 어색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 식사할 때는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 시간은 나에게는 여유롭고 소중한 순간이다. 하지만 가끔 지나가는 동료들의 시선이 따가울 때가 있다. 한 번은 후배가 "어제 부장님 혼자 식사하시는 걸 봤어요"라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적이 있었다. 나는 태연한 척했지만, 얼굴이 붉어졌고, 마치 '동료들과 식사하면 불편해' 하는 내 속내를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나 역시 항상 혼자 식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편안한 사람들과 함께 웃고 대화하며 식사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누군가와의 따뜻한 식사가 그리운 날도 있다. 하지만 '나도 조직 생활을 잘 하고 있어', '나는 고립된 사람이 아니야'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또는 상사와 동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어색한 마음을 숨기며 함께 식사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식사는 오히려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이며, 진정한 나를 외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혼자 식사하는 것은 나를 존중하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용기의 표현이다. 그것은 외로움의 상징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진정한 자유다. 이 시간은 나 스스로를 돌보고 내면의 소리를 듣는 귀중한 기회이며, 나에게 있어 혼자 식사하는 것은 단순히 고독의 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배려와 용기이다. 나는 이 선택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혼자 식사하는 것은 나를 위한, 그리고 나에 의한 가장 소중한 자유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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