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는 내 능력의 80%만 쓰며 살기
회사에서 “이게 최선입니까?” 라는 말을 종종 들으며 핀잔을 받는다. 그러면 나는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다시 진짜 100을 다 쏟아부었다. 힘, 시간, 에너지, 심지어 내 마음까지.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한 번 100을 보여주면 그게 기준이 된다. 다음엔 120, 또 다음엔 130. 못 채우면 바로 “무능력하다, 성의 없다”라는 꼬리표가 달린다.
파트장 맡았을 때 한 임원이 내게 이랬다.
“신입이나 전배 사원이 오면 불가능한 업무를 던져라. 능력이 100이라고 보면 130을 맡겨야 100이 나온다. 100을 주면 70도 못 한다. 결국 회사는 손해야.”
듣는 순간 속으로 피식 웃었다. 결국 우리는 사람도 아니고 인간형 건전지라는 거다. 쥐어짜서 끝까지 쓰고, 방전되면 갈아 끼우는 소모품. 충전 시간? 그런 건 없다. 아프면 본인 잘못이다. 그냥 새 건전지 꽂으면 끝이다.
근데 나는 무한 충전된 건전지가 아니다. 내 에너지에도 한계가 있다.
100을 다 쓰면 남는 건 성취가 아니라 탈진이다. 100미터 전력질주하듯 마라톤을 뛰면 죽는다. 인생은 단거리 승부가 아니라 장거리 레이스다. 그런데 회사와 사회는 늘 우리에게 단거리처럼 달리라고만 요구한다. 그 결과? 모두 지쳐 쓰러지면서도 “내가 성의 없는 건가?” 자책한다.
그래서 나는 방식을 바꿨다. 평소에는 80%만 쓰는 것.
70에서 출발해도 괜찮고, 필요할 땐 90까지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100을 넘기지 않는다. 그렇게 하니 지치지 않고, 길게 갈 수 있었다.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는 주자가 초반에 힘을 아껴두듯, 나도 내 삶을 장거리로 본다.
전기차도 그렇다. 배터리 100%로 충전하면 수명이 줄어들고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80%까지만 채워 쓰는 게 좋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늘 80까지만 채워야 오래 쓴다. 에너지 관리 못 하면, 수명보다 먼저 내 삶이 고장 난다.
나는 이제 깨달았다. 회사가 130을 요구해도, 나는 80에서 멈출 자유를 선택한다.
인생은 건전지처럼 갈아끼울 수 있는 게 아니다.
100미터 전력질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그러니 나는 이제 내 페이스로, 80%의 힘으로 오래 달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