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모임을 만나긴 힘들 겁니다.
오늘도 4시에‘추억이 담긴 음식’에 관한 글을 써서 모였습니다. 10명이 모였고 그중 2분은 새로 오신 분이셨죠.
‘페리카나’ ‘타코’ ‘국밥’ ‘김치찌개’ ‘닭꼬치’ ‘핫도그’ ‘마라탕’ ‘원팬파스타’ 그리고 ‘어머니가 해주셨던 빵’과 ‘닭갈비’에 담긴 추억을 담은 글이 모였습니다.
모임이 처음이라며 긴장하신 분도 계셨고,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모임은 글을 나누는 시간만 2시간이 걸립니다.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밥까지 먹으면 적어도 3시간은 모임 사람들과 얼굴을 부대껴야 하죠.
저는 모임이 재미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밥 먹으러 나오는 사람들의 반응’으로 가늠합니다. 적어도 새로 오신 분이 처음 보는 사람들과 밥까지 먹으며 3시간 동안 ‘하하 호호’ 했으면 나쁘진 않았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리고 ‘적당히 적당히’ 한다고 그런 분위기가 나오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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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턴 당연한 얘기입니다. 당신도 이미 아실 테고요. ‘즐거운 모임의 조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적극적인 사람이라면 어느 모임에 참석하더라도 즐겁게 지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적당함과 예의를 바탕으로 한 적극성에 한해서 말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내가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더라도 재미없는 모임을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에 모였던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파고들 여지가 없는 모임이 그렇고, 내가 숫기가 없다면 더더욱 그럴 겁니다. 아니, 애초에 초면에 저돌적인 사람이 드문 게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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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갈림길입니다. ‘즐거운 모임’과 ‘그렇지 않은 모임’으로 나눠지는 조건이죠.
‘모임’은 사람들이 모여서 모임입니다. 이 말의 의미를 안다면 답은 쉽게 내릴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사람들’이죠. 어떤 사람들이 모였느냐 하는 겁니다.
정확히는 ‘그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느냐’ 하는 부분이죠.
새로운 사람을 받을 준비라고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사실 별거 없습니다. 처음 왔으니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말을 걸면 됩니다. 부담스럽다고 하면 기다리면 되고요. 그게 다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개인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느냐 하는 거죠. 특히 ‘모임’이기에 그런 분위기인 모임인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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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오는 사람을 방치하는 모임은 결코 즐겁지 않을 겁니다. 모임이 있기 전까진 모두 ‘생판 남’이었으니까요.
처음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무언가가 처음부터 재밌기는 쉽지 않습니다. 잘해야 재밌죠.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보통은 도움이 필요한 법입니다. 모임도 마찬가지죠.
어떤 모임에 갔는데 적응을 못 해서 다시 가지 않았다면 2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나는 본인에게 있을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임에 있을 겁니다. 보통은 둘 중 하나만 괜찮아도 적응하는 데 큰 무리가 없으니까요.
물론 우리 모임이라고 뭐 크게 다른 건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요. 다만 아주 조금은 신경 씁니다.
진짜냐고요? 나와보시면 알게 되시겠죠. 허허.
기다리겠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