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모임 후기
답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건 없습니다. 아니, 있어도 의미가 없을 겁니다. 그 이상형도 당신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요일 오후 4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평균연령 30대인 남녀 10명이 모여 그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각자가 글을 써가지고 오셨죠. 분량은 1000자 이상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어 구구절절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상대방과 걷는 속도를 맞춰야 한다. 먼저는 사람이 돼야 한다. 때로는 희생이 필요하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등입니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신다면 당신은 정상입니다. 원래 모임이란 게 당연한 얘기를 나누는 게 아닙니까. 애초에 사상이 삐뚤어진 사람은 모임에 잘 나오지 않는 법입니다. 특히 눈치를 많이 보는 우리 민족 특성상 더욱 그럴 테고요.
다만 괜찮습니다. 연애는 매력적인 사람과 할 수 있어도 결혼은 흠이 없는 사람, 즉 모난 구석이 없는 사람과 하는 게 좋으니까요. 제 말은 아니고 요즘 즐겨 보는 유튜버 ‘한방언니’가 한 말입니다.
‘모난 구석이 없다’는 말을 곱씹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쉬운 조건은 아니거든요. ‘모든 게 적당하다’는 말이 모나지 않았다는 의미라면 아마 맞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게 적당할 수 있냐고 물으면요? 그건 쉽지 않다고 봅니다. 애초에 누구 기준에서 적당한 지부터 정해야 할 일이죠. 그리고 내 기준에 적당한 사람 눈에 내가 적당해 보일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즉 내 기준에 적당한 사람을 만났다 하더라도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스텝은 뭘까요? 운동장이 기울어졌으니 다시 수평을 맞춰야 할 게 아닙니까.
다만 운동장은 저울과 달라서 땅을 파고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품이 많이 들어간다는 거죠. 이상형을 만났다면 당신도 상대방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할 마음의 준비가 됐다면 첫발을 떼실 순 있을 겁니다. 시작이 반이니 반은 하신 거죠.
하지만 늘 그렇듯 시작은 시작일 뿐입니다. 완주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완주하는 방법은 어디서 배워야 할까요?
당신은 이미 그 답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길’이니까요. 당신이 할 일은 내 안에서 그 답을 끄집어내는 작업입니다.
아하, 다행히 답을 끄집어내는 방법은 알려드릴 수 있겠군요.
매주 일요일에는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제 방법이 무엇인지 아시겠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