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내게 말했다. “안 궁금해요.”
쓴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집사의 말은 이렇다. 글을 반절 정도 잘라라. 뒷부분은 하나도 안 궁금하다. 구구절절하다. 재미없다.
이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정리하면 그렇다.
억울하다. 집사는 색안경을 끼고 내 글을 보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안 궁금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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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리를 식힌다.
독자는 냉철하다. 집사도 독자다.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개선의 여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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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딱 감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된다. 딱 한번만.
아무 생각도 하면 안 된다. 불필요하다.
그렇게 1700자의 글 중 900자를 날렸다. 800자 남짓한 짧은 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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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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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다음엔 구구절절이 아니라 ‘섬세한 묘사’를 보여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