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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댁 고양이 Nov 17. 2023

남편을 인간 만들었더니 시어머니가 뺏어갔습니다.

고부갈등 (2/3)


고부갈등이 있었고, 남편이 ‘남 편’이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원인을 찾고 있었죠. 또 남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를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감정 호소가 아닌 ‘논리와 설득’입니다. 남편이 이성적으로 판단했다는 전재를 깔았습니다.


이제 다시 알아보도록 하죠. 남편이 내 편이 되기 어려운 이유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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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시어머니 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남편이 내 편이라면 적어도 갈등 때문에 고민까지 하진 않을 겁니다. 내 편이니 내가 하라는 데로 혹은 알아서 중재를 잘 했을 겁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남편이 시어머니 편이 되는 경우입니다. 나는 남편 믿고 결혼했는데 뒤통수를 ‘빡’ 하고 맞는 경우죠. 고부갈등이 부부 싸움으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내가 너를 택했는데, 니가 시어머니를 택해? 이건 계약 위반입니다.


문제는 계약 파기에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흔적이 크게 남을 겁니다. 우리는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죠. 해결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인간’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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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인 걸까요? 꼴도 보기 싫지만 해결하려면 고민해야 합니다. 


현상을 보겠습니다. ‘그 인간’이 시어머니 편을 들었습니다. 확실한 건 당신보다 시어머니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왜를 알아야 합니다. 왜 그 인간이 시어머니를 택했는가입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자기 엄마를 더 사랑하는 거죠. 사기 결혼이라고 한탄하긴 이릅니다. 생각할 게 더 있습니다.


그 인간이 원래부터 그랬는지 보셔야 합니다. 원래 엄마를 엄청 사랑하는 걸 알았다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당신 잘못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전이나, 결혼 전에는 그렇게 효자(孝子)라는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보통 그렇습니다. 엄청난 효자란 걸 알았다면 당신도 예상을 했을 겁니다. ‘웰컴 투 시월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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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그 인간이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 엄마를 챙기는 사람이 아니었을 수 있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엄마보다는 당신을 더 챙기는 사람이었겠죠. 그랬으니 결혼을 결심한 게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왜 갑자기 엄마를 더 사랑하게 된 걸까요? 당신보다 더 말이죠.


남편이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 즉 시어머니 편을 들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만나고 나서 엄마를 더 사랑하게 됐다는 말입니다.


혹시 당신이 엄마를 더 사랑하라고 시킨 건 아닙니까? 당연히 아닐 겁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인간이 왜 갑자기 그러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당신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충분히 받았고, 이제 받은 사랑을 그동안 사랑을 주지 못한 어머니께 나눠줘야 하는 겁니다. 그 인간이 ‘남 편’이 된 이유입니다.


여기엔 설명이 더 필요합니다. 당신 때문에 그가 ‘남 편’이 됐다는 걸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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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남편을 사랑했고, 아마 사랑을 충분히 줬을 겁니다. 그가 하는 일이나 말에 공감해 줬고, 시간을 함께 보냈을 테죠. 그를 받아주려고 노력했다는 겁니다. 그는 사랑을 충분히 느꼈고 행복했을 겁니다. ‘시월드’가 끼기 전까지는요. 


하지만 시월드는 결혼의 끼워팔기 상품이고, 남편을 호적에서 파내지 않는 한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시월드가 우리 사이를 갈라 놓은 걸까요?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고부갈등은 그런 거니까요.


다시 돌아가 남편이 사랑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에 시어머니 편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게 무슨 말일까요? 


우리가 사랑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사람이 사랑을 받게 되면 괜찮아집니다.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쉬워집니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부족한 게 있어도 참을 수 있고, 내가 가진 걸 나눠주기도 쉽습니다. 이미 사랑받았으니까요. 즉 성숙해진다는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숙해지는 게 문제가 됩니다. 사랑을 충분히 받은 순간부터 ‘어머니는 사랑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나에게서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죠. 효자(孝子)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남편은 당신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았으니 마음이 넓어집니다. 그때부터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어머니를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숙해졌으니까요. 그리고 사랑을 실천합니다. 며느리 앞에서요. 아름다운 이야기가 비극으로 돌변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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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납득하셨다면 깨달으셨을 겁니다. 남편을 ‘남 편’으로 만든 건 당신입니다. 그리고 우린 여기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남편을 되찾아 와야죠. 뺏기고 울기만 할 순 없습니다. 시어머니 좋은 일만 할 순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방법은 있으니까요.


그 방법이 다소 충격적일 순 있지만 지극히 상식선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다음 글로 넘기겠습니다. 

(집사가 이 글을 읽고 열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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