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수댁 고양이 Mar 02. 2024

어머니께 ‘사랑 표현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요즘 어머니에게 ‘사랑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당신도 5초면 배울 수 있습니다.


1. 머릿속에 떠오른 상대에게 전화를 겁니다.

2. “사랑합니다. 생각나서 전화해 봤어요” 하고 말하면 됩니다.

3. 상대방이 혹여 “돈 필요하니?” “너 무슨 일 있니?”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하시면 됩니다.

+ 2번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면 더 좋습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선택의 문제죠.


-


어머니께 이 방법을 알려드리게 된 건 최근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났거든요. ‘어머니가 사랑 표현을 잘 못했었지’ 하는 생각이 말이죠.


사실 이유야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명분이 중요하진 않으니까요.


사랑 표현은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다른 마음이 없는 순수한 의도’라면 맥락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전 사랑 표현에 한 해 아무 때나 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그리고 미룬다고 좋은 것도 아니죠.


그런 생각은 어머니를 보면서 더 확실해졌습니다. 어머니가 일주일 만에 실천에 옮기셨거든요.


-


제가 전화로 드린 미션은 이렇습니다. 형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라고 말하기, 아빠에게도 말하기. 이렇게 2가지입니다.


어머니는 충실하게 미션을 이행하셨고, 저는 전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들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어머니는 얘기하셨습니다. 형이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자주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말이죠.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어머니를 안아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종종 표현하겠다고 하셨죠. 입을 열어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머니는 선택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선택할 기회가 있고, 언제든 마음먹으면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감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계기는 늘 사소할수록 좋다는 겁니다. 그게 뭐가 됐든 말이죠.


가끔은 머리보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당신에게 다른 의도가 있다면 상대방도 분명 그걸 알아차릴 겁니다. 


저는 당신이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명분은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또 상대방도 분명 당신의 마음을 알아줄 겁니다.  


Be brave. 

Be nice. 

Be polite.


매거진의 이전글 한숨을 푹 쉬시고, 다시 처음부터 하시면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