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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니정 Jun 01. 2021

한국의 유기농 문화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12 Seoul] Inspired By The Organics

한국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만 가도 유기농 채소, 과일만을 진열해놓은 공간을 가볼 수 있어. 그만큼 유기농(Organic Farming)은 한국에서도 핫한 키워드야. 농작물이 얼마나 신선하고 깨끗하고 건강한지가 유기농이라는 한 단어로 말끔히 증명되고 있어. 정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도 철저하게 유기농 인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유기농은 구매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기도 하지. 같은 품목이라도 이 초록색 마크가 붙어있는 쪽에 무의식적으로 눈이 갈 정도니까. 마켓컬리, 오아시스와 같은 온라인 푸드 플랫폼에서도 유기농은 꼭 들어가야 할 광고 태그라고 해.


(유기농 제품만을 선별하는 마켓, 한국야쿠르트가 런칭한 프레딧)


물론 '유기농이 꼭 건강할까?'라고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어. 충분히 이해해. 자연적인 방법을 쓴다고는 하지만 기존 원재료에 담겨있는 독소나 기생충 등의 문제는 화학 용법이 불가피할 수도 있지. 게다가 화학 용법도 친환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말이야. 또, 굳이 유기농법이 필요 없는 작물들도 있다고 해. (유기농법은 쌀에는 좋지만 파인애플, 아보카도는 필요 없다고 들었어.) 결국 그거야. 유기농 = 건강, 화학 = 건강하지 않다. 이 이분법적인 논리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야. 어떤 사람들은 '유기농은 단지 감성적, 마케팅 단어일 뿐'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어. 


그렇다고 유기농이 필요 없다고 단정 짓는 건 아니야. 유기농은 결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만들어가는 그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유기농 제품을 산다는 것은 '내가 환경을 생각한다.'는 가치를 외부로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거든. 제품 성능, 가격을 넘어서 환경의 지속성을 생각하는 미래지향적인 소비문화를 만들어주는거야. '가심비'라는 몇 년 전 트렌드가 있었던 때처럼 내가 따르고 싶은 가치, 심리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그중 하나가 환경 보호 그리고 그 방법이 유기농인거지. 


그래서인지 유기농은 식생활을 넘어 사람의 다른 생활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소비'를 의미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의 한 종류로 의.식.주 등 여러 분야로 확장해 관심을 가지면 참 재밌더라고. 유기농법으로 사용한 농작물을 먹어도 보고 입어도 보고 피부에 발라보기도 하고 오감으로 유기농의 가치를 느껴보는거지. 내가 좋게 보고 있는 유기농 분야을 몇 가지 이야기해볼게.





# 유기농 면 


세계 농약의 사용량의 30%가 농약에 사용된다고 해. 그래서 3년간 화학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면만 활발히 만들어져도 유기농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거지. 한국에서는 여성 생리대에 관련된 이슈가 있었어. 4년 전에 대기업이 생산하는 일반 생리대에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많다는 기사가 났었는데 피부뿐만 아니라 생리주기에도 영향을 준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어. 그래서 자연스레 건강을 생각하는 유기농 면 생리대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 지금은 임산부, 아기, 노인 등 노약자를 위한 제품들도 유기농 면으로 많이 만들어지고 있대.


(출처: 라엘 인스타그램)



#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생리대를 보니 유기농은 인체 피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느껴지지?  화학재료에서 천연재료로, 천연재료에서 유기농 재료로 화장품도 역시나 유기농 열풍이야. 최근에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식물성 원료로만 만든 비건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가 아마존에서 아주 인기가 많다고 해. 앞으로 화장품은 유기농, 비건 쪽으로 더욱 기울 것 같아. 입욕제, 비누 등 피부에 좋은 모든 제품들도 물론일꺼야. 러쉬(LUSH)나 이솝(Aesop)같은 글로벌 브랜드도 유기농, 동물실험 프리를 지향하는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대.


(출처: 멜릭서 인스타그램)



# 스마트팜

 

유기농 제품이 인기가 있으니 당연히 유기농작물이 많이 생산되어야겠지? 그런데 유기농법은 보통 쉬운 방법이 아니래. 토양, 기온, 습도, 햇볕량이 골고루 좋아야 한대. 물론 자신만의 노하우로 농작물을 키우는 전문가도 많겠지만 이걸 또 IoT 기술로 해내는 사람들이 있어. 빅데이터, 로봇, AI 등의 기술을 활용해서 최고의 유기농 환경을 만들어가는 거지. 최근 엔씽(N.Thing)이라는 스타트업은 손쉽게 재배환경을 조정하는 농업 설루션을 만들어내어 최근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고 들었어. 큐브 팜이라는 컨테이너 농장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농작물을 키워내더라고. 계절이나 기후에 상관없이 말이야.


(출처: 엔씽 홈페이지)





나는 앞으로 유기농은 더 나아가 농을 빼서 '유기'라는 단어로 더욱 확장될 것 같아. 우리가 유기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말할 때 많이 쓰잖아. 앞으로 유기농법에서 얻었던 과정이 농업뿐만 아닌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지 않을까 싶어. 이런 부분에서 유기농은 굉장히 미래지향적이고 잠재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 


다음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2020.05.25

Seoul




� 더 생생하게 파리의 영감을 얻고 싶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p3DGOj6y1ds&t=34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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