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의 열 번째 단어 : 질투
나는 기본적으로 내 모습을 자주 싫어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한 대 꽝 때려주고 싶게 싫은 모습은 바로 질투하는 모습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질투만큼 나를 못나게 만드는 감정도 없는 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애매하게 착한 사람이 가장 힘들다고.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양보하거나 내 하고픈 말을 꾹 참고 돌아오는 길엔 마음 한 구석 억울한 마음에 속이 타고(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 자체도 나를 괴롭게 한다.), 입안에 맴도는 말을 툭 뱉어버린 날엔 '하지 말 걸'하고 후회하느라 편히 잠이 오지 않는다.
질투도 그렇다. 애매하게 착한 사람이 제일 찌질한 질투를 한다.
사실 찌질함이라는 것은 애매함에서 시작하는 걸지도 모른다. 마냥 울고불고하는 사람은 어찌보면 절박하기도, 그래서 순수해보이기도 한다. 감정에 솔직하고 다 쏟아내는 사람처럼 보이니까말이다. 그런 사람을 보다보면 (아주 잘 면밀히 볼 경우) 귀여워보이까지 한다! 투명한 것은 찌질함과 거리가 멀다. 애매한 불투명함이 찌질의 완성이다. 겉으로는 아닌 척 쿨한 척 하지만 그 틈 사이로 비집고 새어나오는 그 진짜 감정이, 바로 찌질함의 진가다. 나의 질투는 이런 애매함에서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질투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대상을 차마 미워하지는 못한다. 그 사람을 동경하고 따라하고 혹은 축하하고 싶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 못난 마음이 지워지지 않는 곰팡이처럼 쿰쿰하게 자리한다.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어색한 입꼬리가 처량하다. 그 애매한 감정의 중간에 서서 할 일은 하나, 못난 나를 마음껏 미워하는 일이다.
질투는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다. 삽을 들고 먼지를 폴폴 날리며 땅을 파고 내려간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삽질한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감정이 바로 질투 아닐까. 감정도 자존감도 인성도 땅을 뚫고 지하로 지하로 어두컴컴한 곳으로 내려간다.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내 모습은 너무도 못생겼고 얻는 것도 없이 온 힘을 다해 땅을 파느라 어깨가 아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by.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