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102
몇 년 전 TV에서 서른 살이 되고 나서 패션쪽 일을 하고 싶어 외국으로 떠나 공부를 시작한 사람의 일화를 봤다. 유망한 래퍼였는데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회사를 다니다가 결국 다시 래퍼로 돌아온 래퍼의 일화도 봤다.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는 것이 철든 짓이라는 생각 때문에 원치 않는 회사를 다니고 공부를 하곤 한다. 그것도 인생의 황금기인 시절에 주로 그런 길을 걷는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강한 끌림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나를 끌어당긴다.
나이야 숫자에 불과해서 뒤늦게 시작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몇 년을 하고 싶지도 않은 것에 버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깝다. 하고 싶은 걸 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는 진부한 조언들이 또 시간을 버리게 하지만 사실 필요하다는 그 경험도 하고 싶은 것에서 얻는 게 더 좋다.
지독히도 다니기 싫은 회사를 가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하고, 언젠간 나에게도 꽃 필 날이 올거라며 매일 지옥철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닥쳐올 부정적인 현실이 두려워서 가시밭길을 힘겹게 헤쳐나간다.
불안함이 싫어서 그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 말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뭘 하든 불안함을 느낄 거라면 하고 싶은 걸 하며 불안한 게 낫다. 취업 준비할 시간에 패션 공부를 하고, 지옥철을 탈 시간에 랩 가사를 써도 좋다.
어차피 하고 싶은 일로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면 일찍 출발하는 게 좋지 않을까? 분명 대책도 없고 철도 없다는 잔소리도 들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말하는 철든 짓을 할 시간에 철없는 짓을 해보자. 철없는 짓이 제일 철든 짓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