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려 가는 여행은 행복을 주지 않는다.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24

by 잔주

대학 다닐 때 가장 많이 들은 소리 중 하나가 시간 있을 때 여행 가라 였다.
그 이유는 아마 학생 때 밖에 자유롭게 시간 낼 때가 없어서가 제일 큰 이유인데,
뭐 사람에 따라 그게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 사정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데 그런 똑같은 조언은 전혀 와닿지 않는다.

나 역시 시간 있을 때 여행 가라는 조언들 때문에 대학생이라면 한 번씩 가는 유럽여행을 위해 휴학을 하고 몇 개월 동안 돈만 모으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휴학을 하고 나서 한 달의 여행을 위해,
돈을 모으는데 6개월의 시간을 쏟고 싶지 않았다.
집에 여유가 있어 여행경비를 받거나 여행을 떠나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중점이 있는 친구들에게는 충분히 값진 시간일 테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휴학 기간 동안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내가 지금 당장 끌리는 것들을 즐기며 해나갔다.
그 후 졸업을 했고 회사를 다니면서 문득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긴 해외여행들은 아니었지만 대학생 때보다 불러진 지갑과 모아둔 휴가들로 여유롭게 하고 싶었던 여행들을 시작했다.

요즘 이런 여행들을 하면서 느낀 건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대학 시절보다 내가 더 많은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내가 철을 내려놓고 살기로 한 후 심리적으로 여유로워진 것도 한몫한다.
마음이 여유로워졌을 때 여행을 떠나는 것과 쫓기듯이 여행을 떠나는 것은 보고 즐기는 것도 천지차이다.

떠밀려서 여행을 가는 것은 어린 시절 배우기 싫었던 운동이나 공부를 억지로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 하고 싶어졌을 때 하는 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여행도 마찬가지로 주변의 편향적인 언변에 속아 억지로 하는 것보다 가고 싶을 때가 되었을 때 가는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철들지 않기로 한 지금의 나는 미래에 겪을지 말지 모를 행복에 아쉬워하는 것보다 현재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여행을 가지 못했던 과거가 아쉬울 때는 이런 생각을 한다.
그때는 분명 내가 여행보다 더 하고 싶었던 것들과 더한 행복이 그 곁에 있었을테고, 현재의 내가 있게 된 원동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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