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31
어떤 일이나 여행처럼 여정을 시작할 때
체계적이고 꼼꼼한 목표와 과정이 필요하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목표만 세우다가 허송세월을 보내고 그것에 따라 움직이다가 중간에 튀어나오는 변수들에 당황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물론 사람과 취향에 따라 꼼꼼하게 정리를 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데 그냥 남들이 하니까. 있어 보이니까.
스마트해 보이고 철들어 보이니까 나름의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그게 자신과 맞는지 잠시 생각해보면 굳이 왜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때가 많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계획을 세워놓고 일을 했을 때 계획 그대로 풀린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즉흥적으로 살기로 했다.
사실 여행을 가도 계획을 세우지 않고 훌쩍 떠나는 편이라
이런 인생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은 없었다.
즉흥적으로 생활하는 것에서 오는 엔돌핀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흥미진진함.
매 순간 짜여진 틀에서 움직이지 않는 자유분방함.
하고 싶은 결정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편안함. 등 셀 수 없이 많다.
그렇게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살아가다 보니 깜빡이 없이 들어오는 새로운 기회들과 값지고 아름다운 것들이 많아졌다.
예를 들면 즉흥으로 간 여행에서 즉흥으로 들어간 음식점이 숨겨진 맛집이었다던가.
정해놓은 방향 없이 내 맘대로 일을 하다가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즉흥적으로 사는 인생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걱정이 있다면 그 길을 추천하진 않는다.
정말 철을 깨끗하게 다 내려놓고 나서 마음이 가벼워졌다면,
이리저리 튀는 오프로드를 즐기듯이 박진감 넘치는 인생을 즐겨도 좋을 것이다.
안 그래도 재미없고 우울한 인생이 조금은 재미있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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