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32
"넌 왜 돈도 안되는 일을 해?", "넌 왜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셔?"
"넌 왜 인생에 도움도 안 되는 걸 배워?", "넌 왜 되지도 않는 글을 써?"
이 질문들은 모두 나에게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
그렇지만 내 대답은 항상 "그냥 좋아서"이다.
나의 행위에 대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말속에는 대부분 껍데기만 있고 알맹이는 없다.
그냥 으레 나오는 질문인 경우도 있지만 정말 진심으로 나에게 철이 없다는 듯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이 끌려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
그런 사람들은 나에게 자신이 철들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마구 물음표를 던진다.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그에 마땅한 합리적인 이유를 나에게서 찾는다.
그러고 나선 억지로 무언가를 할 때마다,
'그래, 분명 나중에 도움이 될 거야,', '그래도 돈 많이 버니까 참자.' 이렇게 애써 이유를 찾고 나면 자기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나름 긍정적인 마인드라며 서로를 토닥여주기도 한다.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니 이해는 한다.
하지만 철을 내려놓기로 한 나의 인생에서는
항상 이유를 찾으려고 하다 보면 그 이유를 찾느라 하고 싶은 일을 아예 시작도 못하는 것이 싫다.
막상 생각해보면 내가 이끌리는 대로 그냥 좋아서 깊은 고민 없이 무언가를 하는 순간들이 돌이켜보면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들은 일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탈을 일상으로 바꿔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