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사춘기다.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38

by 잔주

어른들이 지적이나 훈계를 하면 수긍을 하거나 공감을 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반항심이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들끓어 오른다.

이제 슬슬 돈을 모으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실속있는 소비보다는 사치에 가까운 소비를 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는 나보다 경험 많은 사람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교훈 섞인 말을 듣고 나도 내 방식, 내 의견을 굽히고 싶지 않다.


지금은 내가 부유하지 않지만 언젠간 꼭 내 능력으로 성공해서

돈 몇 푼쯤이야 쉽게 쓸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질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투자한다는 명목하에 사치를 부리고 있다.


이제 신체적으로만 다 성장했다 뿐이지 질풍노도의 시기 때랑 바뀐 게 없다.

조금 바뀐 게 있다면 상식적인 선의 상도덕 정도?

그리고 철들지 않았다고 대놓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훈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들, 소비에 대해 철저한 사람들을 보면

왜 진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사는지 의문이 든다.

훈계나 지적을 받고 나서 앞에서는 담담한 척하지만 술자리에서 한탄하고,

실컷 돈을 아꼈는데 티끌모아 티끌이라고 자책한다.


그럴 거면 차라리 사춘기 시절처럼 반항도 하고 겉모습에 신경도 쓰며 살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그때처럼 나에 대한 자신감과 관심이 높았던 적이 없었다.

내 모습이 싫어서 짜증 내는 것도 좋으니 미니홈피에 허세 섞인 감성 글을 올렸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미래에 잘 될 거라 걱정하며 철든 척하기 전에 진짜 나의 모습을 가감 없이 뽐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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