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45
나는 스스로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꾹 참고 버텨나갔고
힘든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해치워 나갔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강한 사람처럼 모두 받아들였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얻은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내가 과거에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이 되지 못했다.
그런 나를 보며 자책하고 실컷 우울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정신력이 강하다고 최면을 걸었다.
사실 나는 정신력이 강하지 않았다.
그냥 그래야만 버틸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최면을 걸어온 것이다.
정신이 강해진다고 느낄수록 마음은 약해져만 갔다.
정신을 부추길 때마다 마음에는 상처만 늘어났다.
멘탈이 약한 것 같다며 자책하는 이들이 부러운 적도 있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를 꺼내 보이며 혼자 혹은 함께 치유해나가곤 했다.
하지만 나는 겉으로 강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상처가 곪아갔다.
철을 내려놓으며 억지스러운 정신력도 내려놓기로 했다.
때때로 상처도 받고 부서지기도 하며 새살을 돋아내기로 했다.
머리로는 강하지만 가슴이 아픈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흔히 말하는 정신력이 강하다는 것은 머리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와야 한다.
그 순간까지 실컷 아파하며 내 감정을 흘려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