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56
원래 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다 언젠가 외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순해서 재미가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말에 순간 자존심이 상해 일부러 과장되게 행동했다.
정말 친한 친구들이라면 그것 또한 재미고 아무렇지 않았겠지만
나와의 관계가 깊지 않거나 가끔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게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받는 관심이나 반응들도 오지 않았고
되려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벽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말 한마디를 듣고 사람들의 마음을 더 살 수 있게 변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사람들을 끌어당기던 나만의 매력이 사라져버렸다.
나한테 맞는 옷에서 나오는 느낌들이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기대하는 이미지 때문에 맞지 않은 옷을 입는 실수를 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이미지는 '넌 너무 순수해', '진짜 쿨하다'처럼
말 한마디로 쉽게 표현되곤 하지만 그건 진짜 말일 뿐이다.
한순간의 행동으로 사람의 전체를 평가받을 수는 없다.
순함 속에서도 쿨함이 나올 수 있는 게 사람 성격이고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놀 땐 미친 듯이 잘 노는 게 사람 성향이다.
이렇듯 어울리는 사람 따라 분위기 따라 다른 게 사람이다.
주변에서 원할 것 같아서 혹은 내가 이렇게 해야 매력적일 것 같아서
잘 맞는 옷을 버리고 갈아입으려 한다면 차라리 벌거숭이가 되는 게 낫다.
세상 혼자 살아도 된다는 철없음으로 원래의 나를 잃지 말자.
그러면 자신과 잘 맞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