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도 화를 낸다.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62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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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닐 때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는 직원이 있었다. 다른 직원들은 그 직원을 똑 부러진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드세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똑 부러지거나 드세다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당돌해 보이기도 하고 차가워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착하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없었다.


술자리에서 만난 그 직원은 술을 마시며 해맑게 웃기도 했고, 고민을 말하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다만 일에 있어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는 직원이었지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 직원의 고민은 사람들이 자기를 너무 차갑게 봐서 일을 할 때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딱딱해 보였을 것이다.


만약 그 직원이 회의 중에 잘못된 의견이 나와도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 팀의 운명이 그리 좋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회사를 위하는 착한 직원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조건 좋게만 말한다고 착한 게 아닌 걸 다들 알면서도 당장 뾰족하게 들리니 좋게 표현을 하지 않는다.


성격의 사전적인 의미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성격은 남들에게 판단 받고 퍼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틀에 갇혀 의미가 퇴색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착한 사람은 뭘 해도 착해야 한다며 포장하고,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상황과 사람에 따라 감정 표현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격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해버리도록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남들이 결정지은 자신의 성격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을 속박하는 무거운 시선들을 내려놓고 철없이 가볍게 생각하자.


자신의 기준에서 아니다 생각이 들면 화를 내도 되고 거슬리는 게 있으면 짜증을 내도 된다. 그걸 참는다고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남들이 드세다고 봤던 그 직원도 지금은 결국 모든 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착한 사람도 얼마든지 화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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