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84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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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를 짜증 나게 하는 친구에게 하는 제일 쉽고 확실한 복수는 똑같이 되돌려주는 거였다. 나를 때린 친구를 때리고, 멋대로 시간 약속을 정하면 나도 멋대로 나 편한 시간에 나갔다. 유치해 보이지만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가장 빠르게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무시하는 게 성숙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에게 대응하면 시간만 버리고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무시하는 건 좋은 방법 중 하나지만 계속 마주해야 할 사람이고 사이를 지속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약속을 해도 지키지 않는 사람, 남탓만 하고 자신의 잘못은 모르는 사람들과 몇 년을 함께 해야 한다면 모든 피해는 자신에게 돌아온다. 약속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잘못을 책임져야 할 일도 생긴다. 이런 경우들이 반복된다면 무시로 끝날 정도를 지나치게 된다.


역지사지를 가르쳐주려 똑같이 약속을 어기고, 잘못을 떠넘겨보면 정작 당사자는 화를 낸다. 무시하지 않고 이런 방법을 쓰는 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수준에 맞는 대우를 해줄 뿐인 것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렇게 풀릴 사람이라면 진작에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고쳤어야 한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참교육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사적인 관계고 사소한 일이라면 법을 내세우거나 일을 키우기 피곤할 수도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우리의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함무라비, 고조선 시절 법에도 담겨있을 정도로 괜찮은 대응법이다. 별로인 사람에게 성숙한 정신 따위는 내려놓아도 좋다. 정말 사이를 지속하고 싶다면 그 사람도 고치려 할 것이고 아니면 그냥 일찍이 떠나가게 내버려 두는 게 훨씬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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