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매듭은 잘라내자.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85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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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갈등이 깊어질 때 언제부터 갈등이 시작됐는지 고민을 한다. 고민할수록 답은 나오지 않고 마음만 약해지거나 그 사람에 대한 화만 돋궈진다.

일을 하면서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을 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떠올려 본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열정과 흥미, 중간중간에 있었던 선택들을 떠올려보면 뭐가 틀린 건지 모르겠어서 회의감만 밀려온다.


인간관계, 일, 조그만 행동들까지 세상에는 어디서부터 꼬인지 모를 일들이 많다. 그 꼬임의 시작이 어딘지 알려고 하면 할수록 매듭은 점점 더 꽉 조여지는 것 같다. 만약 시작을 찾더라도 꼬여져있는 매듭을 풀기는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기만 하다. 그냥 매듭을 잘라버리고만 싶다.


어렸을 때 떡볶이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었는데, 아주머니가 너무 꼼꼼하게 비닐을 묶어주신 덕에 혼자 낑낑대며 풀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 도저히 귀찮아서 가위로 비닐을 잘라버렸다. 5분을 비닐을 풀려고 노력했는데 가위로 잘라버리는 건 3초면 충분했다. 그리곤 맛있게 떡볶이를 먹어버렸다.


무언가 잘못됐을 때 원인을 찾아서 근본적인 해결법을 찾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교과서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원인을 찾는 데 많은 시간과 정신력, 체력을 쏟아야 하고 찾더라도 마땅한 해결법도 없을 때 허탈함과 새로운 고민만 얻는다.


확실하지도 않은 문제의 원인과 정답도 아닌 해결법을 찾을 필요 없다. 차라리 전에 있던 문제들은 가위로 잘라버리고 갈등은 새로운 만남으로, 잘못된 일은 새로운 방향으로 쏟아붓자. 때론 뒤로 돌아가 매듭을 푸는 것보다 잘라내고 앞으로 새로이 나아가는 게 더 좋은 해결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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