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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장훈 May 03. 2024

장인어른께 100억 상속받기

에필로그

"훈아, 네가 16년 전에 보내줬던 엽서야."



오래 알고 지낸 친구가 사진 한 장을 찍어서 전송해 줍니다. 군대 전역 후, 라오스 여행 중 그 친구에게 보냈던 엽서입니다.



엽서는 라오스 시골 마을을 담고 있습니다. 들판을 한가로이 걷는 소, 대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방갈로. 16년 전의 라오스는 참 느긋했습니다.



중국에서 라오스로 넘어가는 버스 안에서 저는 참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옆동네인데 어쩜 이리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던지요. 중국은 참 바빴습니다. 하다라도 더 팔기 위해, 하나라도 더 싸게 사기 위해.



버스가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 발을 닿으니 갑자기 시간이 멈춰 서기 시작했습니다. 해맑은 아이들은 버스를 바라보며 뛰어왔고 개, 돼지, 닭, 병아리, 소들이 그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고 자유로이 돌아다녔습니다. 아내들은 도로가에서 긴 타월을 두르고 몸을 닦고, 남편들은 쪼그려 앉아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댔죠. 버스 안의 관광객들도 그들을 흥미롭게 쳐다봤고 그들도 버스 안의 외국인들을 흥미롭게 바라보았습니다. 그 어떤 얼굴에도 초조함이나 열패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분위기에 취해 엽서 한 장을 사서 친구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걸 가지려고 하는 거 같아. 라오스에 와보니 사람들이 가진 게 별로 없어도 충분히 행복하네.



물론, 라오스에 머무는 날이 늘어갈수록 마주하게 되는 슬프고 고된 표정들도 늘어갔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저에게 팔찌를 파는 어린 소녀의 눈빛에서. 한가득 짐을 짊어매고 걸어가는 할머니의 굽은 등에서.



친구는 저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어 그 오래된 엽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준 걸까요?


"훈아, 너는 이런 사람이었어."


"그랬었지. 하하. 그때 라오스 갈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으면 지금 라오스를 살 텐데 말이야."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맞습니다. 저는 변했습니다. 과거의 저는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읽으며 자연주의적인 삶을, 가난하고 소박한 삶을 찬양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이 인간을 망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책을 읽으며 가슴이 뛰었지만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갈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16년이 지난 지금은 '장인어른께 100억 상속받기'라는 글을 쓸 만큼 돈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업을 바꾼다고 설레발치고 있습니다. 속물이 된 걸까요?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하는데 저는 악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걸까요?



돈의 쓸모에 대해 달리 알게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돈은 견고한 성입니다. 나와 가족 그리고 사회를 지켜줄 것입니다. 제아무리 견고한 성이라도 인생의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순 없지만 돈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은 되어줄 겁니다. 돈은 등대입니다. 삶의 동서남북이 암흑으로 뒤덮일 때 돈은 등불을 비춰줍니다. 등불만으로 어둠을 모두 몰아낼 순 없지만 길을 찾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부자아빠께서 저에게 심어준 건 '돈의 쓸모'만이 아닙니다. '내가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가능성도 심어주셨습니다. 제 인생 팔자에 부자 운은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 생각했기에 가난하고 소박한 삶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부자아빠를 만나고 나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고 어쩌면 내가 부자가 될 수도 있겠다고 기대했으며 이제는 부자가 되겠다는 확신이 섭니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아시나요? 중학교 3학년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입니다.



피타고라스 정리

직각삼각형 ABC에서 각 꼭짓점의 대변의 길이를 각각 a, b, c라고 할 때, 빗변 c의 제곱은 다른 두 변 a, b의 제곱의 합과 같다.


@ pixabay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는 방법은 무려 400개가 넘습니다. 다소 길지만 이해하기 쉬운 증명 방법이 있는가 하면 아주 짧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증명 방법도 존재합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해 보라고 하면 수학적 사고가 매우 뛰어난 몇몇 학생은 저도 처음 보는 증명 방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대다수 학생은 교과서에 제시된 증명 방법을 이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학생일지라도 교과서에 제시된 증명 방법을 노트에 반복해서 적으며 숙지하다 보면 어느 순간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부자에 이르는 길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부자에 이르는 길은 무수히 많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다소 쉬운 길도 있고 시간이 짧게 걸리지만 매우 어려운 길도 존재합니다. 각자의 삶에 적합한 방법을 따라가면 됩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혁신가는 젊은 나이에 큰 부자가 되기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뚜벅뚜벅 남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 늦더라도 작은 부자는 될 수 있습니다.



부자아빠께서 저에게 제시한 길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요약하면,


1. 불편하게 살고, 폼 잡지 마라. 그래야 돈이 모인다.
2. 모인 돈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을 모아가라.


부자처럼 보이려고 돈을 허비하지 말고 자산을 모아가라는 가르침입니다.



부자아빠께서 제시한 길에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1. 손해 볼 줄도 알아야 한다.
2. 자산 투자는 매매보다는 모아가는데 집중해야 한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취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맺고 투자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부자아빠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돈을 좇지 말고 돈이 따르는 사람이 돼라.






“돈에 대한 철학이 바로 서야 해.”



사업한다는 사위가 돈을 좇아가는 게 아닐까 염려하셨던 장인어른의 조언입니다. 사업하다 망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사업이 잘 돼서 돈이 많이 벌리는 것도 걱정하셨습니다. 돈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서지 않으면 돈을 지키기 어렵고, 돈 때문에 망가질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적기 시작했습니다. 왜 돈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돈을 어떻게 모으고, 불리고, 지키는지. 돈의 쓸모는 어디에 있는가를.






이제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간 함께 읽어주시며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댓글을 적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빠뜨렸던 이야기들, 새로이 배우는 것들을 번외로  간간히 발행하려 합니다.



부를 향한 여러분의 여정에도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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